형님먼저, 아우 먼저라는 책으로 아이들과 읽고 있던 의좋은 형제를
비룡소 전래동화로 다시 만나본다.
같은 이야기의 그림책이더라고 그림과 글밥에 따라 정말 다름을 새삼 느껴본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작가님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버전의 정겨움과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 염혜원의 따뜻한 판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비룡소의 의좋은 형제.
만나자마자 마음에 쏙 드는 그림책이네요.
전래동화의 권선징악의 주제가 따분해지면서 한동안 창작을 읽혔었는데
오늘 읽는 의좋은 형제는 따스함, 나보다 남을 먼저 헤아리는 귀한 미덕을 품고 있어서
요즘 아이들과 같이 읽기에도 참 좋다.
뭐니뭐니해도 형제,남매가 있는 집에선 두 아이 모두 앉혀놓고 같이 읽기에 정말 좋다.
비룡소의 의좋은 형제 그림책을 읽다가 새삼 새로 알게 된 내용이에요.
이 이야기는 고려말부터 조선초 충남 예산에 살았던 이성만, 이순 형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해요.
형제의 이야기는 역사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다른 역사서 2권에도 기록되어 있다고 하고, 형제의 행실을 칭찬하는
‘이성만 형제효제비’는 유형 문화재로 보호 되고 있다고 하니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진 전래동화라서
더욱 소중하네요.
이야기의 내용은 다들 아시죠?
내용은 비슷하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무슨 일이든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형과 아우가 살았어요.
동네 사람들은 이들을 ‘의좋은 형제’라고 불렀지요.
형제는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까지 서로 도와가며 농사를 지어서 큰 수확을 거두었어요.
황금들판을 보며 서로 농사를 잘 지었다고 칭찬을 해주는 형제는
볏단을 쌓아 낟가리를 쌓았더니 낟가리의 높이도 거의 똑같았답니다.
형은 식구가 많고, 아우는 갓 새살림을 시작한 상태였어요.
서로 벼베기 하는 장면 그림이에요.
형과 아우의 표정하며 황금 들판이 참 정겹고 따사롭죠?
쌓여진 낟가리를 보며 형과 아우는 서로 자기보단 아우랑 형을 걱정하며 좀 더 나눠주고자 합니다.
한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볏단을 덜어 형은 아우에게 아우는 형데게 옯겨주어도
이상하게 다음날은 낟가리 모습이 비슷한 거에요.
이상하다 여기면서 몇번을 더 시도하다가
결국 형과 아우는 한밤중에 마주쳐요.
달빛아래 형과 아우가 서로 만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답니다.
서로의 마음을 안 형과 아우는 그 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제비 날던 여름이 가고, 기러기 나는 가을이 되었어.
형제는 논두렁에 나란히 앉았어.
형님 농사가 내 농사보다 더 잘 되었네유.
형님이 더 부지런해서 그런가 봐유 – 본문중
농사를 짓는 과정이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인데
김용택 시인은 계절의 변화를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또한 충청도에 살았던 형제의 이야기라고 해서
직접 말투에는 모두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해서
읽는 데 감칠맛이 나네요.
벼를 베는 장면에도 일하면서 부르던 옛 구전 노동요같은 부분이
소개되어 있어 노래하는 듯한 느낌또한 받네요.
판화작가도 그림책의 그림을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그렸다고 하는데
판화로 이렇게 밝고 따뜻한 느낌을 담을 수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도시 아이들에게 시골의 농사짓는 풍경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답니다.
글밥, 그리고 그림, 농촌문화체험, 전하는 가치의 현실적용점이 멋지게 어우러진
비룡소의 의로운 형제랍니다.
전래를 찾는 분들 이 책 추천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