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해적을 조심해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월 13일 | 정가 8,000원

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 ‘유령 해적을 조심해’를 아이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아이가 9살 남자아이, 7살 여자아이인데 둘 다 이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네요. 큰아이는 제가 읽어 주는 것도 듣고, 자기가 혼자 슬슬 넘기며 보기도 하구요… 작은 아이는 틈만 나면 그 책을 찾아 와 읽어 달라고 하네요. ^^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윌은 5형제 중 둘째이고, 마티 형은 취미이자 주특기가 윌 괴롭히기이다. 이들은 바닷가 동네에 사는데, 바닷속에 있는 돌이 반짝거려 보일 때가 가끔 있곤 하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그 반짝이는 돌들을 ‘크로우 선장의 이빨’이라고 하며 대대로 크로우 선장의 유령이 9살짜리 꼬마 아이를 찾고 있다는 괴담을 즐긴다.
 마티 형은 어느날 동생들에게 ‘크로우 선장의 이빨의 전설’을 들려 주고, 아홉살인 윌은 이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떨쳐 버릴 수가 없게 된다.
 어느 날, 윌은 마티 형과 함께 꼬맹이 무도회에 가게 되고, 거기에서 윌은 ‘크로우 선장의 심부름꾼 소년’으로 뽑히게 되고 만다. 그 게임을 주관했던 와트 아저씨는 윌을 축하해 주며 선물이라고 해적 옷을 입혀 주었지만, 윌은 기쁘기는 커녕 끔찍하고 무섭기만 하다. 크로우 선장의 유령이 자기를 진짜 심부름꾼 소년으로 오해할 것만 같다.
 윌은 불친절한 마티 형 덕분에 혼자서 그 무서운 바위 길로 집에 돌아오게 되는데, 바로 그 곳에서 번쩍이는 크로우 선장의 금니를 보게 되고, 어떻게든 그 무서움을 이기고 돌아오려는 윌을 유령의 목소리가 부른다.
 이 목소리는 사실… 형의 장난이었다. 동생을 놀리려고 일부러 상황을 꾸미고 동생을 바위길로 보낸 후 몰래 쫓아와서 바위 속에 숨어 장난을 친 것이었다. 그런데, 장난을 치던 형은 바닷 속의 번쩍이는 금니를 보고는 자신이 겁에 질리게 되고, 게다가 숨어있던 바위 틈에 끼어 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윌은 형이 기가 막혔지만, 형을 도와 함께 집에 온다. 그리고 다행히 부모님이 정한 통금 시간 바로 전에 도착해서, 윌의 첫 ‘꼬맹이 무도회’ 나들이는… 생애 최악의 사건에서 생에 최고의 낄낄거릴 사건으로 다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이 책은 윌의 두려움 속 고통에 대한 묘사와 막상 그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에 직면했을 때 느끼게 되는 덤덤함… 그리고 그 모든 일이 형의 장난이었음을 알게 된 후 느끼는 윌의 감정을 가감없이 아주 잘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늘 툭닥거리는 속의 형제애란… 아름다운 애정이기 보다는 이런 경험의 누적속에서 오는 어떤 끈끈함과 저버릴 수 없는 그런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이 책은 아이의 성장 과정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어떤 진실을… 아이들이 겪는 재미난 사건을 매개로 보여 줍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늘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자라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사건들을 경험하며 스스로 큰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 어른들의 행동은 친절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짖궂은데,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집합 속에서 상황과 사건이 생기게 되고 아이는 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할 기회를 얻게 되지요. 저는 이렇게 짖궂게 그 아이를 상황에 빠뜨리기 보다는 차근히 ‘두려워 할 것 없음’을 말로 일일히 설명하는 편인데… 그런 저 자신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답니다.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해적’이라는 소재가…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고… 꼬맹이 무도회라는 상황 또한… 우리 나라에서와는 참 다른 상황이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하면서… 읽었었는데, 그런 제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재미있어 했구요… 저 또한… 이야기의 후반부로 가면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만국 공통의 정서인 두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아이의 성장기를 보며… 너무 즐겁고 재미나고 마음이 따뜻했답니다.

정말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꼭 읽어 보셔요~!!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