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러움과 감동스러움을 넘나드는 ‘위트’의 작가, 김려령 작가께서 돌아오셨다.
이번에는 영화 ‘완득이’의 원작 ‘완득이’의 매력적인 캐릭터 똥주쌤을 능가하는 캐릭터가 2명이나 있다.
바로 ‘용창느님’과 ‘해철이’다.
게다가 완득이같은 캐릭터가 4명으로 늘어났으니, 누가 이 책을 거부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나영과 강동원이 나왔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대사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이나영은 강동원에게 “우리 똑같네요…나만 분하고..나만 억울하다고..나도 맨날 그래요.
남들 보기에는 먼지만한 가시 같아도 그게 내 상처일땐 우주보다 더 아픈거니까..”라고 말한다.
김려령 작가는 이 책의 주인공 4명의 그 가시같으면서 우주같은 상처를 보듬어 준 것이다.
‘도둑’이라는 ‘직업’이 있는 해일. 그는 어머니가 사온 고구마 줄기들이 들어있는 상자에 써있는
‘유정란’이라는 단어에 정말 유정란을 키워서 병아리를 부화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병아리를 키우면서 담임 용창느님, 진오, 지란, 다영이와 친해지고
그들은 해일이 그 직업을 관두게 만든다.
유정란은 그들과 해일의 매개체임과 동시에 해일, 진오, 지란, 다영이가 마음 속 가시를 빼가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대신 그려준 아주 유용한 소재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해일은 가슴 깊숙히 박혀있던 그 가시를 빼낼 수 있게 된다.
‘이혼’이라는 단어 앞의 피해자, 지란. 새아빠와도 어색하고
친아빠 허가 술 취하고 나서 보내는 문자도 싫어한다.
친아빠를 원망하는 가시 하나를 품고 있지만 당찬 언니다.
하지만 지란 역시 유정란에서 병아리까지 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과 새아빠의 어색함을 이끌어낸 전자사전 분실사건의 범인인 해일을 용서한다.
그덕분에 친아빠 역시 용서할 수 있게 되고 지란 역시 가시를 빼낸다.
이렇게 해일과 지란이 가시를 뺄 수 있도록 해준 진오, 용창느님, 해철.
어떻게 보면 이 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의 완득이고 모두의 똥주쌤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