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보았을 때, 가시고백이라 무슨 뜻일까?
책 표지의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만든 듯한 ‘가시고백’이란 글씨 말고도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빨간 새에 눈이 갔다.
이 새는 무엇을 노래하고 있을까?
이렇게 가졌던 나의 의문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난 다음에
아마도 이 새는 작가가 말하고 싶은 고백을 떠들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성장소설이 아프다,
내가 아프다는 건 이런 성장소설 같은 걸 읽으면
내가 성장통을 겪는 것처럼 힘들기에 가끔은 일부러 안 보려고도 하는데
김려령의 이 책은 덜 아프다.
왜 덜 아플까 생각해보니
저자가 ~인 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좀 덤덤하게 바라본다.
물론 피나는 창작의 고통으로 이런 멋진 작품이 나오는 거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나
덤덤하게 바라보고 있기에 그래서 더더욱 진하게 무언가가 더 다가온다는 걸 느낀다.
도벽을 멈출 수 없는 해일과
밝아보이지만 그 밝음 속에 부모의 이혼에 아파하는 지란과
귀여운 욕쟁이 진오,
그리고 반장병을 지닌 착한 짝사랑 다영이까지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살아 움직인다.
해일과 지란을 중심으로 지긋지긋하게 붙어 떨어지지 않던 가시 하나를 빼어 내어
스스로 치유하는 멋진 녀석들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책을 읽으면서 히히덕 거리기도 하고
은근히 아랫배가 묵직해지듯이 맘 아프기도 하고
가물가물한 나의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며
책을 읽는 순간순간 나의 ‘가시’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 작가 맘에 드는데’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고나서 기분 좋은 책읽는 시간이었다.
한 편의 성장소설이지만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이 된 후에라도 나이가 들어서도
나에게 있어 ‘가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라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그러한 시기를 겪고 난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