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이라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조마조마한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고백도 당당하게 하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도둑이다.” 라고 당당하게 밝히면서 시작한 아픈 고백. 하지만 결코 아프지 않은 당당하고 활기찬 고백스토리!
해일이의 도둑질은 제법 묵직하고 과감하다. 지란이의 전자사전을 훔쳐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올려 파는 수법도 거침이 없다. 마치 몸에 밴 익숙한 습관처럼.
하지만 가시는 오래 몸에 박아두고 있으면 곪고 터지고 그러다 썩어문드러지게 되는 법.
그래서 해일이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누군가에게 아픈 고백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픈 고백을 할 친구가 해일뿐은 아니었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진오, 다영, 지란…
십대의 열병을 앓고 있는 그들.
녀석들은 마치 사총사처럼 하나로 융합하고 때론 물과 기름처럼 흩어지고 엉키고 설키고 나뒹굴고 해도 그들의 가슴은 아프다.
믿어주고 들어주고 받아줄 때, 그들의 가슴에 박혀있는 심장을 쿡쿡 찌르던 가시는 비로소 빠져나오겠지.
이참에 나도 심장 깊이 박혀있는 가시를 하나 뽑아볼까 싶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녀석들처럼 용기도 자신도 없다. 더욱이 들어줄 누군가도 없다. 그냥, 혼잣말로 대뇌이면서 소주잔이나 기울일 뿐.
“나는 도둑이다.”
부끄러워도 고백할 수 있는 그 나이가 다시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