빕스의 엉뚱한 소원
독일 대표 시인 ‘수학 귀신’의 작가 엔첸스베르거의 새로운 철학 동화
딸아이가 ‘수학 귀신’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저는 아직 읽어보질 못했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수학귀신’도 한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의 심리를 아주 잘 나타내고 있어서 아이들이 읽으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아주 독특한 그림과 상상력 넘치는 내용이 눈에 쏙 들어오더라구요.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엄마,아빠에게 잔뜩 혼이난 주인공 빕스는 세탁실 뒤쪽 깜깜한 골방에서 빨래 바구니 속에서 숨어있어요. 아마도 부모님의 꾸중을 피해서 들어간 것이겠죠. 그곳에서 빕스는 “세상 따위 몽땅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라는 엉뚱한 소원을 말해버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기도, 햇빛도, 색깔도 없는 새로운 세상에 떨어지게 되죠. 빕스는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세상을 직접 만들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에요.
아이의 소원이 엉뚱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며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네요. 저는 책 중에서 엄마, 아빠가 빕스를 혼내고 나서 네가 자전거를 아무 데나 팽개쳐 버린 게 아니었어. 야단쳐서 미안해. 많이 속상했지?” 라고 말하는 부분에 눈이 가더라구요 .
부모도 아이에게 잘못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때마다 그냥 지나가버리는데 꼭 이렇게 아이의 마음다친 부분을 다독여주고 사과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평상시 아이가 속상했던 부분을 이 책을 읽고 나서 함께 이야기 해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와 책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어요. 왼편에 있는 글씨들이 너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는 점인데요. 저도 처음에 책을 딱 보고 거부감이 들었어요. 실제로 읽어보니 아주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오른쪽의 그림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좀 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편집을 했으면 정말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른쪽 그림말고도 왼쪽에 아주 작게 나오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네요. 책을 보던 아이들이 이 그림도 좀 크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겉모습만 살짝 보고~ 아이들이 어려운 책이다라고 느끼지 않도록! 이 책을 꼭 한번 소개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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