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 비룡소
엘리에트는 채소, 고기, 치즈 등 몸에 좋은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거부합니다.
머릿속엔 온통 사탕, 초콜릿 생각뿐이지요.
엄마아빠는 엘리에트가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주길 애걸복걸하지만 소용없지요.
화가 난 아빠가 “차라리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게 낫겠다”합니다.
돼지는 뭐든지 먹기 때문에 튼튼하다는 말에 엘리에트는 자기가 기르고 있는 기니피그가 생각났어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도 골고루 먹으면 돼지처럼 크고 멋져질거라며 기니피그 음식 먹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요.
하지만 기니피그는 그라탱도, 생선도 좋아하지 않아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 보란 듯 절대 먹지 않겠다던 그라탱도, 생선 조각도 한입씩 먹어 보입니다.
기니피그는 샐러드를 보고서야 맛있게 먹었어요.
편식하는 기니피그이지만 엘이에트는 포기하지 않아요.
“그럼 내일 다시 시작하자, 내일은 뭐든지 다 먹는거야.”
어느새 엄마의 입장이 된 엘리에트의 말이 더 이어집니다.
“막대사탕이랑 초콜릿, 햄버는 안줄거야. 그건 돼지한테 안 좋거든.”
아이스크림, 초콜릿, 막대사탕, 햄버거…
보기만 해도 달콤하고 배가 찰 듯한 음식들로 가득찬 표지 속 엘리에트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았을때는 식사예절에 관한 책인가 싶었어요.
공주답게 우아하게 먹는 모습은 어떤걸까 생각하며 읽었더니,
편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네요,.
먹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그림마저도 달콤해 보이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법한 작은 부분까지도 배경이나 색감을 고민한 흔적이 보여요.
채소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푸른 색의 꽃 배경,
고기를 거부하는 장면에서는 불그스름한 배경이고
치즈가 고약하다고 하는 장면 속 배경은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가 연상됩니다.
달콤한 것들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엘리에트의 표정이 황홀해보이며,
배경마저도 달콤한 핑크색이에요.
전체적인 색감이나 엘리에트의 표정으로 글이 더욱 실감나요.
편식하는 모습뿐 아니라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에 정말 속이 부글거립니다.ㅎㅎ
음식이 조금만 뜨거워도 119부르라고 소리를 지르고,
엄마가 먹기 좋게 작게 잘라놓아도, 언제 집어 먹느냐고 성을 내지요.
상냥한 말로 엘리에트를 설득하던 엄마아빠의 얼굴이 일그러진 장면에서는 공감의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초식동물인 기니피그는 먹을리 없건만
솔선수범하기 위해서 그라탱, 생선, 치즈등을 먹는 엘리에트와 멀뚱히 바라보는 기니피그의 모습 역시 정말 재밌어요.
샐러드를 몽땅 먹어치운 기니피그를 집에 넣어주며
“그럼 내일 다시 시작하자.”
“초콜릿, 사탕은 안돼.”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 엘리에트의 모습을 보며
엘리에트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걸까 궁금해집니다.
내일은 엘리에트의 식습관이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생기면서요..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오른 두 권의 책이 있어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와 지원이병관이 시리즈 중 <먹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들은 위 두권의 책과
새롭게 만난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 모두 좋아합니다.
아이들에게도 먹을거리가 큰 관심사이기 때문인걸까요?
저역시도 엘리에트의 엄마아빠처럼 아이의 편식때문에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편이라서
편식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어요.
그 중 편식을 고치기 위한 방법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동화책을 이용한 편식 고치기
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거부감 줄임
-캐릭터를 이용한 고치기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문제를 보고 인형이 극복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 회복
-대화를 이용한 고치기
비교법이 아닌 긍정법인 화법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가 제격인 것 같지요?^^
저녁, 떡국을 먹던 여덟살 딸아이는 “엄마 뜨거 뜨거..119불러” 능청스럽게 말합니다.
엘리에트처럼요.
아이가 이 책을 재미로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싫어하는 감자를 잘 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