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의 딸로 불만이 많은 아이 은성. 왕따의 외로움을 도둑질로 해소해내는 보라.
은성은 자신이 미혼모의 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엔 너무 어린 중학생이다. 그녀에게 아빠나 엄마에 관한 이야기는 싸움을 거는 것으로만 들린다. 그런 그녀에게 아빠 엄마 이야기를 할 때는 쉴새없이 두드려 맞을 생각을 해야만한다.
보라는 순한 성격으로 친구들이 은근히 따돌리는 것을 참지 못 해 혼자 있는 외로움을 친구들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으로 풀어낸다.
결국 두 소녀는 소년원에 갈 처지에 처하고, 은성은 소년원 대신, 보라는 한국에 있기 싫다는 이유로 [실크로드 도보 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그저 사람들에게서 범죄자들을 격리해놓던 시대는 이제 갔다. 좀 더 적극적으로 그들을 감화시켜서 이 사회에 적응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많은 판사들이 봉사활동을 판결로 내고는 한다. 하물며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겐 좀 더 그런 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비록 다른 여행들처럼 쉽고 아름다운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역사적으로 깊은 뜻을 가진 실크로드를 걸어나가면서 두 소녀는 버텨내고 더 나아가 인생의 참 맛을 배우기 시작한다.
입으로 항상 불만투성이인 은성과 얌전하게 걸어나가는 보라. 그 두소녀의 반항에 있어서 반전과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그저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의 모습과도 비슷해 웃음이 났다.
여행을 하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는 바디랭귀지로, 배고플때는 배고픈 표정과 한국말이어도 그 느낌이 전달된다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실크로드를 아름다운 거리로만 생각했던 은성에게 무역을 했던 길이라는 의미로 실크로드가 느껴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보였는데, 그 어린 소녀에게도 걸으면서 힘듦에도 불구하고 목표가 생겨나는 모습이 그들만의 실크로드가 완성되어가는 듯 해서 좋았다.
청소년 영화로 만들어도 멋진 영화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