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친구를 가진 아이들에게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3월 16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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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그림책을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학교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지식정보를 위한 책만해도 읽을 게 너무 많아서 창작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럴 때마다 꼭 따라나오는 말이 학교 가기 전에 창작은 많이 읽혀두어야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내가 요즘 한솔이에게 창작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왜냐하면,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고민들은 엄청 나고, 그걸 모두 이성적으로 토론하고 토의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때문이다. 학교에 들어간다고 지식정보만으로 머리 속을 꽉 채워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솔이는 7살. 이 책의 주인공은 나이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학교에 다니는 아이이다.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중에서 단짝친구가 생길 것이고, 또 시간이 흐르고 공간이 달라지면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그러면서 늘 함께 지내던 친구에 대한 섭섭함이 생길 수도 있다. 7살인 한솔이도 유치원 친구 중에 단짝 친구가 있다. 단짝친구는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건 굳이 그 나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루이즈와 캐시는 단짝친구이다. 좋아하는 것도 똑같고, 노는 것도 똑같다. 둘이 같이 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루이즈가 방학동안 다른 곳에 가게 된다. 루이즈가 없다는 것만 빼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캐시는 오로지 루이즈 생각만 한다. 루이즈가 다시 돌아올 날만 기다리면서. 그런데 캐시와는 달리 루이즈는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캐시가 없어도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것을 알게 된 캐시는 배신감을 느낀다.

 

물론 캐시에게도 작은 변화가 있기는 했다.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조드 할아버지와 사라라는 개가 캐시에게는 또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물론 돌아온 루이즈에게는 절대 사라의 강아지를 주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함께. 결국 조드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황금바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라의 갈색 강아지를 함께 돌보는 것으로 둘의 우정은 다시 이어진다.

 

최근에 한솔이가 하는 가장 큰 고민은, 자기하고만 놀아야 할 단짝 친구가 다른 아이와도 즐겁게 논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혼자 힘들어하고, 화를 내고, 미워하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표현은 다 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 보는 나는 그걸 볼 때마다 속이 상한다. 왜 그 아이여야만 할까, 다른 친구들도 있는데 왜 저 아이에게만 집착할까? 상대인 아이는 한솔이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새로운 친구와 즐겁게 지낸다. 어떨 때는 한솔이를 보란듯이 피해가며 놀기도 한다.

 

한솔이는 그 아이가 자신의 ‘단짝친구’인데, 왜 나랑 안노는거야 라며 속상해한다. 같이 놀면서도 그 아이에게 다 맞춰주고, 자기는 하고 싶은 것도 다 못하면서 ‘단짝친구’라는 틀을 깨지 못한다. 그게 늘 속상했는데, 때마침 이 그림책을 함께 읽었다.

 

단짝친구도, 새로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단짝친구는 단짝친구라는 걸 이야기했다. 물론 여기서 내가 가장 중점을 두어 이야기한 건, 혼자 좋아하는 것이 단짝친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솔이가 그 아이를 보고싶어하고 놀고 싶어했듯이, 상대인 그 아이도 한솔이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도 충분히 잘 지내야한다는 것을.

 

그림책 속 캐시와 루이즈도 그렇다. 루이즈는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지만 언제나 마음 속에는 캐시가 있었다. 캐시를 그리워했고 보고싶어했다. 그렇기때문에 둘의 관계는 다시금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혼자만 아파하고 혼자만 매달리면서 ‘단짝친구’라는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 그건 집착이다.

 

한솔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공부에 매진해야 할 때에도 나는 다양한 창작책을 읽히고 싶다. 부모님의 말이나 이성적인 설명으로는 해결되지 못하는 고민을 이렇게 쉽게 풀 수 있으니까. 한솔이도 이 책을 읽은 후 ‘단짝친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봤을 것이라 생각된다.

 

* 이 책은 비룡소의 연못지기 활동으로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