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
2012.0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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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짝 친구 스티븐 켈로그 글 그림 |
스티브 켈로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인물그림에 작가의 상상력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초등학교 친구가 연상되었다. 그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친해지거나 호감을 보이는 모습이 싫어서 냉정하게 대하면서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좋아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동기의 여자아이들의 특징이 잘 표현되었다.
‘나’라는 여자아이는 단짝친구 ‘루이스’와 무엇이든 함께한다. 심지어는 우유 하나를 빨대 둘을 꽂아 나눠먹는다.
특히 둘 사이의 은밀한 비밀친구인 ‘황금바람’이라는 상상의 말도 함께 기르며 상상놀이도 공유한다.
그런 나만의 단짝친구가 방학에 산속별장을 가서 헤어지게 되는데 친구의 부재가 가져다 준 나의 상실감을 ‘황량한 사막’으로 표현하였다.
나는 억지로 끌려간 친구 루이즈를 ‘황금바람’을 타고 구해주는 상상을 하며 친구를 기다린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것은 가기 싫다던 루이즈가 아니라 ‘엽서’였다. 나와 달리 숲 속 별장생활을 잘 즐기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루이즈 엄마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기며 즐겁게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건 불공평해요! 루이즈는 나처럼 외롭지도 않고, 나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아요.
루이즈 젱킨스는 배신자예요! 루이즈는 너무너무 못된 친구예요!”
나의 마음은 화산폭발해서 루이즈가 있는 솔방울 봉우리가 조각나면 좋겠다는 생각한다.
건너편 집이 팔려 내 또래의 아이를 상상하면서 기대하지만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혼자 이사와서 실망한다.
할아버지에겐 사라라는 개가 있는데 그 개가 임신하여 강아지를 낳으면 그 강아지를 자기만 기르고 루이즈는 못만지게 하는 소심한 복수를 상상하며 ‘사라’처럼 생긴 얼룩 강아지를 빨리 낳기를 바란다.
‘사라’가 새끼를 낳는 동안 이름을 지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얼룩강아지’는 없고 갈색강아지 한마리만 낳게 된다. 억울하고 속상해서 벌컥 비속에서 울어버린다.
루이즈가 함께 기르자며 갈색강아지의 이름을 ‘황금바람’이라고 짓자고 위로해주고 할아버지가 나와 루이즈 집 사이에 황금바람의 집을 지어주시겠다고 약속한다.
여자아이들의 시샘, 질투와 애정을 잘 표현하였다.
언제나 무엇이든 함께 했던 단짝 친구가 나는 모르는 경험을 했다는 시샘과 상실감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으리라.
세밀하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과 아이의 심리가 잘 드러난 문장으로 아동들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친구와의 경험과 갈등을 세세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