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김소민 작가의 ‘캡슐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책을 읽어 보았다. 받자마자 독특한 책표지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후루룩 다 읽어버린 책. 초등 2학년, 5학년 우리집 아이들도 책표지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책을
집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낼 수 있어야 책 내용도 보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과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글의 매력은 물론이고 거기에 재치발랄하고 과장된 그림이
더해져 읽는 재미가 배가 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그림이 없었더라면 이 정도로 재미있게
읽을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자마자 약 먹기 힘들어하는 큰 아이는 이렇게 물어온다.
“엄마, 캡슐 약을 빵에 넣어 씹어 먹었다면 쓰지 않았을까요?”
“약이라고 다 쓴 맛이 날까?” 라고 말해주었더니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처음엔 영혼이 바뀌는 설정이 너무 엉뚱해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엉뚱하면서도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어린이의 입장과 어른의 입장에서
다양한 공감과 재미를 불러일으켜 준다. 게다가 의외의 반전까지 더해져 신선하기까지 하다.
처음엔 터무니없는 이야기일거라고 예상했던 내 생각을 완전히 깨버린 책.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나
아빠와 몸이 바뀐 동동이가 아빠 대신 민숙자 아줌마를 만나러 가면서 생긴 일들이다.
‘내가 만약 그 당시 상황이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웃길 것 같다며 키득거린다. 캡슐 값 대신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고 게임에 푹~ 빠진 캡슐마녀의 모습,
아빠 몸이 되어 아침에 화장실 가서 놀라는 동동이의 영혼, 민숙자 아줌마의 찌찌에 묻은 떡볶이 국물을 닦아주는 모습…
이야기 곳곳에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들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엄마 입장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까지 들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영혼이 자라면 원래의 몸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또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아마 지금쯤 더 성숙해져있을 동동이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캡슐마녀 시리즈를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안겨 주기에 충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공감하며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