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중에는 ‘개새X’, ‘개 같은 놈’ 등 ‘개’라는 동물이 들어간 말들이 많다.
하지만 개 중에는 사람보다 나은 개들도 많다. 그러므로 난 예전부터 이 욕설들이 마음에 안 들었다.
‘개 같은 날은 없다’ 에 나오는 강아지 찡코도 주인이 자신을 죽도록 때렸지만 원망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사람보다 심성이 착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툭하면 고소와 폭력이 오가는 혀내 사회에서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 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들은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사랑하지만, 사람 가족은 그렇지 않다. 서로 피를 나눈 사이인데도 사랑은커녕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또 책에 나오는 강민이의 가족처럼 서로간에 폭력을 일삼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자신의 노력 부족으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 않은 사람이 ‘개 같은’ 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듯 하다.
<오빠의 폭력>
세상에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많다. 이 책에 나오는 강민과 미나의 형과 오빠는 모두 동생을 심하게 때리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중에 치료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미나의 오빠는 잘 모르겠으나 강민의 형 강수는 폭력의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동생만 챙기는 아버지 때문에, 어리숙한 동생을 보살피느라 어렸을 때부터 강수는 늘 혼자였다. 바지에 똥을 싸는 동생을 둔 친구를 기다리거나 함께 놀고 싶어하는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성장하면서 폭력으로 표현한 것은 잘못되었지만, 동생을 원망스러워하는 형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 나도 5살 터울인 오빠에게 그런 동생이 아니었는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미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오빠에게 심한 폭력을 당해왔고, 또 오빠에게 맞기 싫어 강아지를 실수로 죽이게 된다. 그걸로 인해 마음 아파하고, 강아지의 사진을 보며 신호를 받는데까지 이르게 된다.
<친구의 폭력>
강민은 자신을 여자로 가지고 논 근수에게 심한 폭력을 휘두른다. 그리고 근수는, 그것을 패거리와 함께 또 폭력으로 되갚아준다.
농락당한 강민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나 또한 당해본 것이니까. 이성을 향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일이다. 왜냐면 이성을 향한 사랑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 중 하나이니까 말이다. 재미있다고 그 순수함을 가지고 논다면 나였어도 폭력을 휘두르고 싶을 만큼 화가 날 것이다.
하지만 늘 그 분노의 표현 방법이 ‘폭력’ 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뭔가 다른 방법으로 훈훈하게 해결되었어도 될 일인데 말이다. 그리고,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 것도 화를 부르는 좋은 예이다.
<가족과의 교감>
가장 가깝고, 피를 나눈 사이인데도 가장 으르렁거리는 경우가 많은 게 가족이다. 우리 가족만 해도 엄마는 괜찮으나 아빠와 자식들간의 사이가 좋지 않다. 이 이야기에서도 강민과 강수, 아버지도 서로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거린다. 더군다가 아빠는 강민을 매우 아끼고 사랑하나 강민이 그를 싫어하니 더 큰 문제다.
가족이라서 사랑하는 게 아니고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비로소 진짜 가족이 완성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 사랑은, 이야기의 끝부분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대화’ 라는 가장 멋진 매체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