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날은 없다. 강렬한 책 제목과 붉은 노을이 내리는 표지의 첫 인상이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청소년기, 그리고 폭력. 이 정도만 알고서 책을 읽었다.
작가는 가정 속 폭력, 즉 형과 오빠의 폭력으로 상처를 안고 살았던 두 인물, 강민과 미나를 통해 그들의 상처를
드러내고 또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매개체는 찡코라는 죽은 강아지이며 해결을 돕는 정신과 의사가 등장하고 있다.
이 소설 안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 폭력이라는 소재는 공감을 얻게하기까지
마음에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작게 조금씩 가정 안에 있기는 하지만, 그 폭력으로
상처가 되고 정신과까지 가는 정도는 쉽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이 그 가정을 이해하고 또 그들이 변화하고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얻기까지는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점차적으로 그 과정들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한 인물이 아닌, 벌써 강민과 미나의 두
가정이 나오고 거기에다 찡코라는 강아지까지, 그리고 애니멀커뮤니케이터와 정신과 의사까지..소설안에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한 가정과 한 인물을 좀더 심도있게 다루어주었다면 어땠을까. 찡코라는 강아지의 등장이 꼭 필요했나 하는 생각
마저 든다. 그리고 애니멀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의 등장도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즉 그 정보를
믿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언론에서 애니멀커뮤니케이터가 나오는 것을 본적은 있지만 사실 과학적
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미나와 강민 두 인물이 교차되면서 시점이 그려지고 있어 다소 읽기에 산만했고 순차적으로 흐르긴 하지만 조금씩
엇갈리는 시차도 읽기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다.
가정폭력이라는 소재를 담았다는 점에서 일단 이 작품의 가치는 높다고 보고 작가의 노력과 도전 또한 크다고 본다.
그부분을 받아들여주는 부분에 있어서 좀더 이해와 납득할 수 있게 인물과 내용을 좀 더 깊게 전달해주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소설은 금새 읽어내려갔다. 문장에 걸림이 없이 빠른 사건전개가 이루어져서 집중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강민과 미나, 둘 다 개인의 상처가 치료되고 또 그들의 가정 또한 서로 비폭력으로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해피엔딩으로 마쳐서 기분이 좋았다.
강민과 미나.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미나는 처음 강아지를 툭툭 발로치며 괴롭히는 강민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를 따라갔다가 아버지에게 맞는 그의 형을 보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죽은 찡코에게서 신호를 받게되면서
자신의 잊었던 과거를 떠올린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미나는 오빠의 폭력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최근 청소년기의 문제가 왕따와 폭력 등의 사건에서 살인까지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그들의 잘못된 사고와 우발적
범행과 행동, 컨트롤 할 수 없는 감정. 많은 문제점의 시작은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또한 폭력으로 얼룩진 가정이
라면 더더욱 그들의 가정으로 문제를 돌리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정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이 작품은 단비와
같다. 우리는 잠깐 멈추고서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