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아들

시리즈 블루픽션 63 | 최상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1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명탐정의 아들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얼마 전 대구의 한 고등학생이 또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폭력 문제가 이렇게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청소년의 자살 소식도 빈번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한 번 자살 사건이 터지자 신문은 온통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 왕따 문제에 관한 기사로 도배되었고 학교에서는 한층 강화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난 양의 학교폭력 신고와 잇따른 청소년들의 자살 사건일 뿐, 상황은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자칭 명탐정과 그 아들 기왕은 예전에 고양이 찾는 것을 부탁했던 의뢰인 윤희에게 전 세계에 몇 개 없는 행운의 열쇠 온리럭키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윤희는 동생 유리가 그 열쇠를 다른 누구에게 주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하던 중, 유리가 옥상에서 떨어지게 되고 기왕은 이 사건 또한 수사하기 시작한다. 기왕은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유리와 관련된 아이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학교폭력이 너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그런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기왕의 반도 유리의 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반에서 최고 계급이 있고, 그 아래, 또 그 아래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행운의 열쇠 온리럭키는 유리의 사물함에서 발견되었고 그 비밀번호는 바로 자신을 좋아하던 척 하던 한 아이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자는 약속을 한 날이었다. 기왕은 유리는 자살했지만 사실 유리가 옥상에서 떨어지게 한 것은 반 친구들이었다고 말한다. 모두들 자신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한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몰아 넣어버린 것이다.

 

왜 꼭 누군가를 짓밟아야 하냐는 기왕의 질문에 유리의 친구였던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도 몰라. 하지만 우리 그렇게 배우지 않았니? 살아남으려면 약한 것들을 밟고 올라서야 된다고.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잖아. 그렇게 가르쳐 주고 이제 와서 잘못했다는 건 너무하잖아….. 우린 배운 대로 했을 뿐이야. “ 폭력과 왕따로 얼룩진 지금의 학교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 말이 더 잘 다가온다. 당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그 아이를 짓밟는 아이도 불쌍하다. 자신이 당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아픔을 겪는 아이를 정말 도와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용기를 내지 못하고 조용히 숨어 있는 내 모습이 싫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꼭 견뎌 내라고, 어둠 속에서 빠져 나오라고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