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최상희’작가님의 신작이라고해요.
6월 1일에 출판되었다고하니, 따끈따끈하죠잉.
저번에도 말했지만, 비룡소의 블루픽션은 청소년도서에요.
근데 저는 블루픽션 책들이 잘 맞는것같아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지만 꼭 청소년만 읽어야되는것도 아니고,
생각해보게 만들기도하고 슬프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재미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늦은저녁에 읽기시작했다가
새벽까지 읽어서 한번에 다 읽게 되었어요.
소설이라 그런지 술술 읽히기도 했고,
그만큼 재미있고 궁금해서 끊어읽을수가 없더라고요.
작가소개를 보고 책을 읽긴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 다시 작가소개를 읽으니 작가에게서
‘명탐정의 아들’의 주인공 ‘고기왕’이 보이는듯했어요.
책을 펼치면 제목 다음에 나오는 첫 페이지에 써있는글.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온 거예요.
당신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들에 관해서 캐내기를 좋아하시잖아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유들을 말이죠.
-애거서 크리스티, ‘코끼리는 기억한다’중에서
작가소개에 써있듯이, 작가가 어렸을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는 것이 책속의 여기저기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더라고요.
***
책은 맨처음, 마치 한편의 추격장면같은 상황을 보여줘요.
그리고 곧바로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을것같은 작고 귀여운 반전.
그리고 조금 지나서 저에게는 좀 더 큰 반전과 충격으로 다가온
아빠가 명탐정이 되어버린 이야기.ㅎㅎㅎㅎ
사실 아빠가 명탐정이 된건 아빠 마음대로 하루만에
‘명탐정 사무소’라는 간판을 달아놓았기 때문이었는데,
저에겐 그렇게 과감한 아빠에 대한 충격도 있었지만 엄마 이야기에서의
반전이 더 놀랐어요;ㅂ; 요건 기회되시면 책에서 보시구..
그렇게 하루만에 명탐정이 되어버린 아빠때문에, 아들이자 주인공인 ‘고기왕’은
역시 하루만에 ‘명탐정의 아들’이 되어버리고 말아요.
‘명탐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강아지나 고양이찾기같은 일들을 맡고있던 부자.
그러던 어느날 찾아온 의뢰!
동생의 행운의 열쇠 ‘온리럭키’가 사라지고 동생이 수상쩍은 행동을 일삼자,
열쇠의 행방과 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된거죠.
그렇지만 그런의뢰는 처음이었고 ‘무슨일 있겠어?’하는 마음으로 지내다가 그만,
의뢰받은 동생이 죽고말아요.
***
그 뒤부터는 ‘명탐정의 아들’의 추리와 주변의 도움을 통해
우리가 많이 보고 접하는 ‘학교폭력’이니, ‘왕따’니 ‘자살’.. 그런이야기들과
‘상처’, ‘기억’ 등의 이야기들이 나와요.
한순간에 가해자가 될수도 있고 피해자가 되어버릴수도 있고.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고.
그런 모습을 당사자들이 아닌 ‘명탐정의 아들’의 눈을 통해 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와닿고 생생했던것 같아요.
***
책을 다 읽고나서 잠시동안 저의 학창시절도 떠올려봤어요.
나는 과연 가해자도 아니고 피해자도 아니었나?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책속에서 말하는것처럼 누구나 피해자는
될수있었기에 우연히 피해갔을지도 몰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었다고해도 지켜보기만 했다거나 눈치채지 못했기에
이미 가해자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갑자기 가해자가 되어버릴수도, 피해자가 되어버릴수도 있는
이러한 상황이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웠어요.
작가의 말처럼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게 더 어이가 없었어요.
미안하고, 안타깝고, 슬프고 먹먹할 뿐이에요..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풀어냈지만 이런일은 꼭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죠.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수있고, 지금도 일어나는 일들.
***
행운과 불은은 모두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눈먼 행운.
그 끝 역시 불운과 다르지 않다.
-명탐정의 아들 중
기억하는 건 결국 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뿐이다.
기억하는 건 상처 입은 사람들뿐일지도 모른다.
-명탐정의 아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