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교과서 – 박경순 /비룡소
엄마가 되기 전에 알아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내 아이와의 시행착오를 좀 더 줄일 수 있었을텐데..
콩알만한 작은 아이로 부터 분노를 느끼는 일도 없었을테고, 나 스스로 우울에 빠지는 일도 없었을텐데,
아이를 키우면서 나름 소신껏 키운다고 키우는데 아이와의 소통에서 점점 삐그덕 거리는 시간들도 다 나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모른채, 무지한 엄마로서, 그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나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에게 얼마나 심각한 아동학대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6살 아이를 교과서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또 한번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 준 책이었다.
엄마교과서는 정말 교과서였다. 책의 겉장에 쓰여있는 돋움체의 글자부터 책 속에 나오는 여러명의 심리학 박사들,
그리고 그 많은 심리학적 용어들… 그래서 정말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육아를 학문으로 배우는 것 처럼,
하지만 이내 실 예로 든 상담사례를 나와 비교해 보고 또 그것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나간 엄마교과서가 내가 읽어낸 다른 육아서와는
차별화 됨을 느꼈다.
엄마교과서는 여느 육아서와는 달리 아이가 자라는 발육단계부터 거치지 않는다.
‘하나.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를 만든다’ 를 시작으로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상태부터 거론하고 있다.
6살 된 첫째 딸아이와 나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와 아이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궁금해 하면서 말이다.
착하기만 한 아이, 지금껏 얼마나 고달팠을까, 소제목만 보고도 미안함 울컥했다.
정신분석가의 이론과 삶1,2,3,에서 도널드 위니콧, 하인즈 코헛,멜라니클라인의 자라는 배경을 소개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정신분석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부모와의 관계를 보면서,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부모요,
지금 엄마인 내가 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으로, 세상에서 가장 힘든일은, 공부도 아니요, 돈 버는 일도 아니다,
또한 각종 시험도 아니고,병마와 싸우는 일도 아니다. 바로 육아, 아이를 키우는 일이다. 전자의 것들은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못하면 내가 인정받지 못하면 그뿐이다. 하지만 내 아이는 다르다. 내가 원하는 대로 가르칠 수도 없고, 내가 그 아이 대신 해 줄 수도 없는 일이다. 끊임없이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어쩔땐 그 선을 넘어서기도, 또 어떨땐 내가 무슨 역할을 해야하는 지도 모른채 무심한 엄마로 전략할 때도 있다. 그래서 부모 역시 자녀를 키움으로서 부모 역시 성장한다. 스무 살이 넘어 성년이 되어 성숙한 것으로만 알았던 내 존재가 아이를 통해 완전 성숙으로 한 걸음 다가간다.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 인 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는 삽을 깊게 파는 것이 좋다. 그래야 뿌리가 상하지 않는 다. 마음을 크게 가지라는 듯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로서 내 마음이 깊어야 한다. 마음이 깊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키우는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생기겠지만, 그렇게 마음 깊이 닿아있으면 해결하지 못할 갈등은 없다.’
지금 내 마음의 깊이는 어느 만큼인지 정말 돌아보는 대목이었다.
‘ 둘. 아이가 자라는 발걸음 ‘은 영유아의 전반적인 발달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이 정상발달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만 1세경 구강기, 2세경 항문기, 3세경 남근기, 6세경 잠복기 의 신제척 발탈을 통해 그 시기에 맞는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자세히 일러준다.육아를 하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아이들의 현상들, 또는 궁금했던 모든 것들을 교과서에서 해답 찾듯이 나열하고 있다.
‘셋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태어난다.’ 성향, 체질을을 통해 성격 유형을 알아보고 내 아이와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내 아이는 어떤 성격과 비슷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소아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나와 내 아이의 관계는 어떠하며, 내 아이는 어떤 성향의 아이인지 좀 더 정확히 알고 내 아이가 바르게 커 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교과서를 읽고 엄마교과서는 엄마에게 필요한 교과서라는 걸 제목에서 처럼 다시한번 음미했다.
그래서 엄마라면 누구나가 전공필수로 익혀야 할 과목이다.
그런데 아이에게도 엄마는 교과서이다. 엄마를 통해서 세상을 듣고 보고 읽고 배우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엄마라는 교과서는 아이에게 바름도 지혜도 미래도 알려주어야 할 무궁무진한 존재여야 한다.
과연 나는 내 아이의 어떤 교과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