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난 어떤 아이였을까?

시리즈 논픽션 단행본 | 박경순
연령 2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8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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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8세,10세의 세아이맘인 난 육아가 무척이나 힘이 든다.

아이가 셋이고 고만고만한 나이라서 객관적으로 보면 힘들 수도 있긴하지만 난 유독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주변에 있는 보통의 아이셋맘들에 비해서…

내가 힘들다고 하면 주변의 엄마들은 공감을 해줬다. 둘도 힘든데, 셋은 오죽하겠냐고…

그래서 난 내가 힘든게 처음엔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들 탓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워킹맘인 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서 육아휴직만 하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그동안 힘들었던 육아에 대한 문제들이 수월해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오히려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힘들어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정신분석에 관한 책들을 접하게 되었고, 단지 까다로운 애들의 성향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인 나의 내면의 문제가 더 컸음을 깨닫게 되었다.

엄마인 내가 더 큰 문제라는 걸 알았지만,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랐다.

물론 그동안 내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막연하게나마 알 수 있었지만, 그렇게 힘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아이들과의 관계에도 많은 진전이 없었고, 여전히 육아는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이 책 <엄마교과서>가 첨에 끌렸던 것도 저자가 정신분석학자이고 게다가 본인의 아이도 셋이라는 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작가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에서 참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이런 책까지 펴낼 정도면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완벽에 가까운 엄마일 것 같은데, 작가 자신에 대한 엄마로서의 부족함이나 미숙함에 대한 고백은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을 줘서 더 믿음이 가는 책이었던 같다.

아이들을 특별히 잘 키워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자라, 단 한 번 교양과목으로도 배운 적이 없는 엄마 노릇을, 그것도 세 아이와 씨름하면서 뭘 잘하며 키웠겠는가.자녀를 키우는 것이 행복해죽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런 타고난 모성애도 없는 사람이다. 무력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참을 수 없는 답답함 때문에 항상 어디 아픈 사람처럼 다니기도 했다. 오죽하면 정신분석을 하려고 맘을 먹었을까.

-본문p9-

이 책에서 자녀를 양육하는데 꼭 알아야할 것들을 첫째 타고난 성향,둘째 영아,유아,아동의 일반적인 발달과정,셋째 부모와 자녀의 관게라고 하였고,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들이 나와 있다.

세가지 모두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것 같고, 이 세가지에 대한 이해만 제대로 되어도 아이를 양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더 좋았던 것은 중간중간 사례과 관련된 정신분석이론들을 소개하였고, 아울러 정신분석이론가들의 삶에 대해서도 소개한 것이다.

어떤 특정 정신분석이론이 나오기까지는 그 이론을 창시한 정신분석이론가의 삶이 대단히 중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걸 이해한다면 그 이론을 이해하기도 훨씬 수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이 자녀양육서의 의미보단 부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실제로 수많은 아이들의 문제는 그 부모의 양육태도와 많은 연관이 있고, 부모 자신의 미해결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육아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많은 육아프로그램에서 보여주고 있고, 내 자신만 하더라도 그런 문제때문에 아이와의 관계가 많이 어렵다는 걸 자주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나와 더불어 많은 엄마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아이을 잘 키울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엄마인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할 것 같고, 과거에 미해결된 문제가 내면에 남아있다면 그걸 우선 털어내는 일부터 해야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여전히 엄마노릇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내 자신의 미성숙한 부분이나 결핍됐었던 부분에 대해 깨닫지 못했을 것이며 아이를 키우면서 더불어 성숙할 수 있는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니, 아이들에게 난 감사하며 살아야하나보다.

이 책을 읽는동안 이런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참 값진 시간이었고, 육아에 지친, 육아가 힘겨운 많은 엄마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도 되고, 많은 위안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