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 여기자 <최은희>를 읽고

시리즈 새싹 인물전 50 | 김혜연 | 그림 한지선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7월 6일 | 정가 8,500원

 

오늘 새싹 인물전 50 <최은희>를 읽어보았다.

새싹인물전 – 최은희편을 받아든 순간, 아이들의 막내 고모 이름과 똑같아서 일단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도저히 이전에 들어본 인물이 아닌지라 누구일까 한참동안 기억을 더듬었으나 실패…우선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최은희로 검색한 결과 영화배우 최은희 선생을 비롯해서 개그우먼 등 많은 동명이인들이 검색되었으며

한참을 아래로 내려가더니 드디어 한국 최초의 여기자 추계 최은희 선생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최은희>를 요약 해보면서 최은희의 일생을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최은희 선생 약력>
최은희 선생은 1904년에 출생하시어 1984년 타계하신 여성 언론인으로, 호는 추계(秋溪).

황해도 연백 배천 출신이시며, 1919년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25년 니혼여자대학 사회사업학부를 중퇴하였다.
1924∼1931년 조선일보 기자·학예부장을 지냈고, 3·1운동에 앞장서 두 번이나 옥고를 치른 바도 있으며,
우리나라 여기자 제2호로서, 조선일보사 재직 8년 동안 남자기자에 못지않은 능력을 과시하였다.
여성기자로서 선구적인 활동을 하는 한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법과 통신강의과정을 수료하는 맹렬을 보이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인 여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 최초의 방송아나운서를 지냈고, 비행기 취재를 하기도 하였다.
8·15광복 후 여성신문사와 주간생활신보사의 고문을 지내기도 하였다.
별세하기전 모든 재산을 정리한 후 조선일보사에 5000만원을 맡겨 ‘한국여기자상’을 제정하게 되었고,
모든 자료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그리고 가재도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다.

 

<훌륭한 아버지>
1900년대 초반의 남성중심 사회에서 자신만의 노력과 성실함으로 여기자로써 또 독립운동가로서

남여차별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삶을 훌륭하게 열어가는 최은희 선생의 뒤에는

어린시절부터 삶의 지침이 되었던 훌륭한 아버지가 계셨다.
큰 부자였던 은희의 아버지는 재산을 좋은 일에 많이 썼다.
가난한 농부들에게 공짜로 땅을 나눠 주고 소작료를 깍아 주었다.
노비들도 자유롭게 풀어 주었다. 또 우리나라가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서 학교도 세웠다.
은희의 아버지는 남자와 여자가 모두 평등하고 귀하다고 여기는 등 생각이 깨인 아버지 덕분에

남자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은희는 남들보다 더 깨인 생각을 하며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들을 생각하며
사회에 무엇인가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은희의 아버지께서는 나라를 되찾는데는 남자가 여자가 따로 없다. 훗날 어른이 되면

여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생각을 고치는데 앞장서라고 이야기 해 주셨다.
은희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나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니혼 여자대학교에 들어간 은희는 교육자가 되어 어린이들의 정신을 바로잡고

독립심을 길러주겠다는 생각으로 아동보육을 공부하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보고 배운 삶의 자세가 결국은

은희가 성실하게 공부하고 독립운동을 펼치며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여성기자가 되다>
대학교 방학때 고향에 머무르던 은희는 소설가 춘원 이광수와 그의 부인 허영숙의 추천으로

‘조선일보’ 여기자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은희의 배짱과 재간으로 돈을 떼일뻔한 산부인과 의사였던 허영숙과의 일화를 들은 이광수가

적극 추천을 하여 민간신문 최초의 여성 기자가 된 것이다.
최은희는 언제나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혀가며 생생한 기사를 쓴다.
우리나라 여성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늘 최선을 다했다.
‘부인견학단 수행기’ 코너를 쓰면서 여자들이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여자들의 관심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신문에 썼다.
남자들도 꺼리는 사회의 그늘진 곳도 마다하지 않고 취재를 해서 세상에 알렸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은 가난한 여자들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권번(기생학교)’에 몰래 행랑어멈으로 변장하고 들어가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채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설움을 몸소 체험하고 기사를 쓰기도 하였다.
남자들도 꺼리는 홍수 피해 현장, 아편굴, 빈민굴과 같이 사회의 그늘진 곳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재해서 세상에 알렸다.
조선의 마지막 임금님인 순종의 장례식 몇일 전에 독립운동가들이 만세운동을 하려다

일본군에게 발각되어 체포된 ‘6월사건’을 잠입취재하여 특종으로 호외 기사를 만든 일을 계기로

최은희는 ‘신문계의 패왕’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최초라는 수식어>
최은희는 1924년 12월 조선일보가 주최한 무선전화 시험 공개방송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하게 되어

최초로 전파에 목소리를 실은 사람이 되었으며,
1927년 12월에는 여성 기자로서는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 하늘을 나는 신문 기자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1927년에 최은희는 여자들의 독립운동 단체인 근우회를 조직하여

같은 뜻을 품은 사람들과 함께 독립운동은 물론 여성들의 생각을 깨우치고
여성들의 지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펼쳤으며,
우리나라가 독립을 한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 잡기 위하여
‘여학교 교장은 여자로’ 운동을 펼치기도 하였으며 여자들이 정부의 여러 부서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였다.
어머니날을 만들어서 고달픈 어머니들을 위로하기도 하였다.
환갑을 넘긴 최은희는 일제 강점기에 여자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기록하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책으로 엮어서 자손들과 사회를 위해서

수십년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과 보고 듣고 겪은 일을 남기기 위해 ‘한국근대여성사’라는 책을 쓰기도 하였으며,
또 자신의 이야기인 ‘여성전진 70년-초대여기자의 회고’라는 책도 썼다.
최은희는 말년에 전 재산을 조선일보에 맡겨서 ‘최은희 여기자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여기자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서 사회를 위해 일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한국 여기자들에게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결론>
최은희가 기자로 일한 8년은 인생의 십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가 새롭게 변해가는 시기에 글로써 수많은 여성의 생각을 일깨웠으며,
새로운 학문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소외받는 이웃을 돌아보며

우리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가는데 앞장선 뛰어난 기자였으며, 독립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 역사가이자

많은 책을 쓴 문필가로 사회에 이바지한 진정한 지식인이었다.

 

<부록>

사진으로 보는 최은희 이야기

최은희 관련 실제 사진을 실어 여기자 최은희를 돌아볼 수 있다.

 

 

 

또 최은희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1호’로 일하며 남녀차별의 벽을 허물었던 여성들을 소개한다.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역사의 순간

최은희의 생애★와 한국언론의 역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교해 볼 수있다.

 

새싹 인물전 시리즈 특징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보다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 인물, 큰 성공을 성취한 사람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진실하고 철저했던 인물들을 새로운 인물상으로 제시한다.
저학년 아이들의 독서력을 고려해 본문을 읽기 쉬운 동화 형식으로 구성한 대신,

부록에는 보다 충실한 내용과 사진 자료들을 담았다.
세종 대왕, 김구, 최무선, 신사임당, 토머스 에디슨, 마리 퀴리 등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을 한발 앞서, 한층 쉽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만날 수 있다.
공지희, 유은실, 임사라, 한정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들과

이경석, 유승하, 장차현실 등 회화와 만화의 경계를 아우르는 화가들,

정영목, 유시주, 이다희 등 솜씨 좋기로 유명한 번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ㅡ출판사 리뷰 중

 

                                                       ***

 

이름이 널리 알려진 훌륭한 여성이라고 할 때에 떠오르는 인물에는 누가 있을까?
퀴리부인, 유관순 열사, 신사임당, 나이팅게일, …
사실 우리나라 최초의 여기자 최은희라는 이름을 쉽게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간 우리들이 너무 틀에 박힌 위인전만 읽으면서 우리 켵에서 함께 숨쉬는 인간으로서의 느낌보다

위인들은 태어날때부터 일반 사람들과는 무언가 다른 영웅적이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들이 머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새싹인물전 최은희 편을 읽으면서 여성이지만 사회를 위하여 기여를 하여야 한다는 아버지의 사고방식과 애정어린 지원,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태어나서 환경에 굴복 당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일본에서 공부를 완전히 끝마치지 않고서도 조선일보 여기자로서의 사회 생활을 결정한 대담함,

자신뿐만 아니라 여성들과 사회 개선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봉사정신,

말년에 재산을 기부하여 여기자상을 제정하는 등의 기부정신 등등 많은 점에서

최은희는 진정으로 세상이 기억하여야 할 참된 위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라나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무조건 훌륭한 사람이 되라… 공부 잘해서 성공해라…이렇게 말하는 것보다는
어떤 롤모델을 제시해서 나도 이렇게 살아가면 훌륭한 사람이 되겠지…성공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한다.

비룡소의 새싹 인물전은 처음 접해본다.
읽어본 결과 부드럽고 고전적이며 어린이스러운 삽화는 아이들의 눈을 끌기에 충분했고
글자 크기나 한페이지당 문장수도 적절하여 7살 아이가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며 읽기에 좋았다고 생각된다.

이제 고리타분하고 틀에박힌 위인전은 잊어라.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재미있는 새싹 인물전이 있으니까…
서서히 생각이 바뀌고 바람직하게 행동이 바뀌어가는 우리 아이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비룡소의 새싹 인물전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