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악하다. 그러나 선하다. 어른이 되면 나름의 도덕관에 따라 선을 지향하고 악을 지양한다.
이러한 일종의 ‘성장 과정’은 누구에게나 혼란스럽다. 마냥 선한 줄 알았던 자신에게서, 이외의 악을 찾게 됐을 때의 당혹감은 모든 이들에게 충격이다.
이러한 ‘누구나’, 즉 ‘우리’는 ‘리암’이라는 인물로서 묘사된다. 리암이 겪는 일들, 그리고 리암의 고뇌. 작가는 이것을 통해 청소년-혹은 혼란의 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른-의 성장을 돕는다.
“우리 모두 한때는 버려진 아기였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문장이다. 때문인지, 책 겉표지에도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작가는 이 문장을 통해, 인간의 본성, ‘악’에 대한 자극을 던진다. 누구나 버려진 아기였으며, ‘태어난다’라는 행위를 통해 입양되는 것. 버려진 이유는, 누구나 악하기 때문에.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알지 못한다. 또한, 본성을 숨기지 못한다. 지극한 도덕으로 무장한 인간-이미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은 인간이 아닌 이상, 인간은 악함을 숨길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곳곳에서 전쟁과 다툼은 끊이지 않는다. 리암, 즉 우리가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이 상황 속에서도 알게 모르게 다툼의 상징이 심어져 있다. 작품 속에서는 그것이 ‘전투기’와 ‘군인’으로 묘사되었다.
악에게 대항하는 대신, 악을 선택한 리암의 친구 ‘고든’은 일종의 ‘적’으로 나타난다. 클라이맥스, 적이지만 ‘친구’였던 고든, 즉 ‘자신의 악’을 칼로 찌르면서 리암은 자신의 악을 지양하는 데에 성공한다.
인간은, 보통의 인간은 영원히 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악을 멀리 떨어뜨려 놓을 수는 있다. 악을 희석하고 희석하면, 진정한 어른이 된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몸만 자라는 것이 아닌, 정신적으로의 성숙-선으로의 회귀-이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