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야?

그게 정말이야?

이렇게 묻고 싶은 이갸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들은 신비롭고, 상식을 뛰어넘으며 무언가 예사롭지 않는 미래를 품고 있다.

또한 그 이야기에는 신령스러운 마음의 이치가 숨어 있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는 종교적 체험에서 오는 신비로운 이야기 일 때도 있고,

때론 마음의 힘이 온 사방에 넘쳐 흘러 일어나는 기적같은 이야기 일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이야기들이 점차로 사리져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걍팍해진 사람들의 심성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신비를 부정한다.

그래서 옛 이야기속에 흔하게 신화나 전설은 오래전의 이야기에나 등장하는 빛바랜 것들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어쩌 세상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으로 이뤄졌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사람들간의 교감이나 말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마음의 울림은 어쩌라고….

 

 

이번 비룡소 연못지기의 미션 도서로 만난 비룡소 전래동화 22권 연오랑과 세오녀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신비롭고 예사롭지 않는 신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게다가 그 믿기지 않는 신화의 세계를, 그 신비로움을 아주 멋진 그림으로 표현해 냈다는 것.

 

일단 책 표지는 이렇다.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는 그 유명한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져 오는 신화.

동해 바닷가에서 서로를 아끼면 살던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의 이야기.

고기 잡고 베를 짜며 살던 두 사람, 이상한 꿈을 꾼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까 하고 기대를 하는 두 사람. 

 

 

연오랑은 좋은 꿈에 기대를 걸고 낚싯대를 드리웠으나 번번히 허탕.

 

 

세오녀도 예사꿈은 아닌 듯한 꿈을 꾸었지.

하늘에서 황금빛 비단이 내려와 온몸을 휘감았거든.

 

 

낚시가 하도 안되자, 자리를 옮기는 연오랑.

동쪽 바위섬으로 걸어갔고, 거북이 등짝같은 판판한 바위에 신을 벗어놓고 올라 앉았겠다.

그리고 드디어 낚싯대가 팽팽히 당겨지고 바구에 한가득 …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니 바닷물만 보인다.

바위가 바다 한가운데로 흘러가 버린 것이다

 

 

이 때즘 해거름부터 세오녀는 남편을 기다린다.

이 그림 색감이 아주 이쁜데 사진은 영~~~

바탕색이 노랗고 따스한 색감인데…

 

 

연오랑을 기다리는 세오녀의 마음이 담긴 내용.

글밥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 5살 우리 아들이 읽기엔 어려운 어휘도 제법 나오긴 하더군.

그러나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므로 그리 염려할 것은 없다.

이 참에 어려운 단어들도 좀 접하고..ㅎㅎ

특히 이 책은 그림의 묘사가 아주 독특하고 아름다우니까…

 

 

세오녀가 땅거미가 내려앉은 바닷가에서 연오랑을 부르며 찾고 있다

 

 

그리고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을 풀어낸 듯한 임을 찾는 아름다운 노래가 나온다

 

 

몇 날 며칠 연오랑을 찾아 헤매던 세오녀.

동쪽 바위에서 연오랑의 신발을 찾고 그 신을 안고 엎드리는데..

또 바위가 두둥실 흘러가 연오랑에게 데려다 준다.

그 사이 연오랑은 동쪽 섬나라에 흘러가 왕이 되었으니 부부는 왕과 왕비가 된 것이다.

여기서 동쪽 섬나라는 일본이라는 것을  역사책에서 배운 것에 근거해서 유추하게 된다.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나중에 아이가 크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대목이다

 

이렇게 왕과 왕비가 된 두사람.

아주 어려 보이는 두 사람의 얼굴은 오누이처럼 닮아있다.

 

 

이 때 신라에서는 소동이 벌어지는데, 해와 달이 빛을 잃어버린 것.

이거 이거 신기하다. 진짜야 하고 물을 대목이다.

물론 바위가 흘러가는 것도 그렇고… ㅎㅎ

바위가 흘러가는 것에서 몇 번이나 질문을 했다.

그리고 하는 말, “화산이 폭발에서 생긴 바위인가 봐요.”

제주도 여행에서 본 검은 돌이 가볍다고 설명을 했더니…

그리고 며칠 뒤 난을 키우는 화분에서 주워온 작은 돌멩이가 물에 뜨자,

“이봐요 물에 뜨는 돌도 있어요~” ㅎㅎ

우리 아들도 계속 과학의 입으로 입증하려 한다는.. 신화의 세계를,,,ㅋㅋ

 

암튼 해와 달의 정기가 연오랑 세오녀를 따라 갔다는 것.

그러니 우째, 다시 찾아오는 수 밖에. 연오랑과 세오녀는 데려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나

왕과 왕비의 책무가 있으니 대신 세오녀가 짠 황금 비단으로 제를 지내고 빛을 되찾게 된다

 

 

황금 비단을 보관하는 곳간을 귀비고라고 하였다.

그림속의 기와 집이 귀비고. 참 아름답다

 

 

이렇게 신비로운 그림은 어떻게 그렸을까?

동양화 재료인 장지에 먹과 수채 물감, 우리가 어릴 적 많이 먹던 카라멜로 작업을 했다네요.

이것도 진짜야?하고 묻고 싶을 정도.

끈적 끈적한 카라멜에 물을 많이 섞지 않으면 벌레들이 그림에 날아들기고 했다네요.

 

 

이번에 받은 책이 다섯 살 우리 아들의 사랑을 그리 많이 받지는 못했어요.

내용이 너무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림을 보면서 여러차례 읽었는데 읽다 보니 작가 소개에 눈길이 가더라구요.

작가 소개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아주 실력있는 작가들이구나 하는 것.

김향이 작가님은 1991년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으면 등단했고, 현대아동문학상, 삼성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네요. 그리고 1993년 삼성문학사을 받는 <달님은 알지요>는 태국 프랑스 에서도 출간되었다고 해요.

그림을 그린 박철민 작가님은 동양화를 전공했구요, 한국어린이도서상, 일본 국제 노마 콩쿠르 그림책 상을 받았구요,

2003년 2005년 BIB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 초대 출품했고 2005년 그 유명한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대요. 우와~ 두분 모두 대단하죠!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해서 글과 그림의 품격을 높인 비룡소 전래동화.

정말 다른 책 궁금해지네요. 이야기 귀신에 이어 또 전래동화 받아서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연오랑과 세오녀는 아이가 역사를 알고, 신화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아주 재미있게 읽게 될 책이 아닐까 싶어요.

역사에 대한 이해를 겸하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겠고.

 

신화같은 이야기가 그리운 시절을 살면서 만난 연오랑과 세오녀를 읽으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에는

이거 진짜야?

정말 그랬단 말야? 이러게 물을 만한 신화를 이뤄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의 신화를 창조하고 신화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