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꼬박 두 번 읽고 나서 등장인물들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달의 배를 한 번 읽으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번 읽으니 그제야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방황하는 사쿠라, 리리와 사토루의 삶은 제각각 너무 고달프기만 하다.
사쿠라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리리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한다. 리리와 자신은 서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리리에게 말하지 못한다. 그럴 때마다 나쁜 짓을 했을 때 도움을 주던 사토루 오빠집에 가며 마음의 평안을 얻고는 한다. 나오즈미가 스토커 짓을 하며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고 리리와의 관계가 계속 힘들 때 사토루 오빠도 이상해짐을 느끼는 사쿠라.
리리 또한 사쿠라와 사이도 틀어지고 계속 나쁜 일을 저지르고 있다. 리리는‘미래 따위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미래에 대해 끊임없는 불안함을 가진다. 매춘 알선 혐의로 큰 사고를 친 리리는 이제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토루는 마음의 병으로 도움을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인류를 돕겠다며 자처한다. 로켓을 만들어 모든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말을 하고 수 시간동안 멍한 얼굴로 스케치를 한다. 가끔 목에 자해의 자국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오즈미는 사토루의 마음의 병을 알아챈다. 그의 치유를 돕기 위해 이상한 고문장을 써내기까지 한다.
이들의 삶은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보였다. 각각의 불안함은 너무 컸다.
특히 사쿠라와 리리를 보며 조금 공감되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극도의 불안함. 사실 난 사쿠라처럼 식물이 부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리리가‘미래 따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마음 속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또한 사토루의 어릴 적 친구 고이치 쓰유키씨가 사토루에게 편지의 답장을 보내며 ‘보통 사람들보다 나약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동시에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도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사토루가 마지막에 자신이 죽음과 삶에 기로에서 ‘죽으면 편하지만 삶을 살아야겠다.’고 사토루에게 말 했을 때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달의 배가 인류를 구원하지도 우주선이 오지도 않았지만, 리리, 사쿠라, 나오즈미와 사토루는 1998년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밤에 모였다. 달의 배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