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처음 출간되었던 이 책의 시리즈가 벌써 4권 째다. 만화와 글이 적당히 버무려진 이 책의 장점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 고급스러운 양장본의 표지가 이 책의 품위를 한껏 높여주었다.
주인공 네이트의 나레이션과 만화가 적당하게 섞여있는 구성이어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1권에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네이트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다. 제38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네이트는 공부에는 흥미가 없지만 만화그리기를 좋아한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재빨리 만화로 그려놓기 일쑤인데 이런 일 때문에 번번이 선생님들로부터 벌점딱지를 받는다. 이런 네이트가 새로 만화동아리를 창립하고 동아리의 회장이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웃학교인 제퍼슨 중학교는 제38공립학교와는 여러 가지로 앙숙이다. 앙숙이라기보다 제퍼슨 중학교 아이들은 자신들과 비교해서 모든 면에서 뒤떨어져있는 네이트의 학교를 무시해버린다.
축구나 야구, 농구 같은 운동경기를 비롯해서 밴드 연주, 수학 등 어느 것 하나 제퍼슨 중학교를 이기지 못한 제38공립학교아이들은 설상가상으로 학교에 비가 새 학교 수리를 하는 2주일간 제퍼슨 중학교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한다.
제퍼슨 중학교의 으리으리한 시설을 본 제38공립학교 아이들은 첫날부터 기가 죽는다.
주눅들어있는 아이들에게 만화동아리의 유일한 여학생인 디디가 “아킬레우스의 발꿈치”를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으니 어딘지 있을지 모를 제퍼슨 중학교의 단점을 찾아서 공략해보자는 것이다. 마침내 제퍼슨 중학교 아이들의 단점을 찾아낸 제38공립학교아이들은 당당하게 승부내기를 제안한다. 7년 동안 어떤 시합을 해도 지기만 했던 제38공립학교아이들은 승리할 수 있을까?
제38공립학교아이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제퍼슨 중학교 아이들에게 승리하고, 연이어 네이트와 디디가 합작한 만화작품이 청소년 글짓기 대회에서 3등 상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듣는다.
얼핏 보기에는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것 없어 보이는 네이트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장점이 많은 아이다. 어떤 일이든 해보자고 하는 열정이 있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졌다. 남의 것을 베끼기보다 부족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함을 가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독창성이 있다. 한 번 읽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네이트와 제38공립학교의 장점이 두 번 세 번 읽을 때 더 잘 보였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읽어도 지겹지 않은 요건을 갖추었나보다.
만약 시험을 코앞에 둔 초등학생이 있다면 그 시험이 끝나는 날, 결과에 상관없이 애썼다고 아이를 격려해주며 이 책 한 권 내밀어준다면 아이에게 멋진 엄마, 아빠라는 말을 들을 것 같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줄줄 아는 부모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