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에 대한 기대가 막연했던 1990년대. 전 세계의 사람들이 급격한 과학 기술의 발전, 세계화, 그리고 삶의 변화에 대해서 기대한 바로 그 1990년대에 르완다에서는 한 국가를 갈기갈기 갈라놓은, 가족들을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개인들을 상상할 수 없는 악몽에 몰아넣은 끔찍한 인종 대학살이 발생하였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이웃집에서 살던 사람들이, 아니 심지어 같은 집에서 살던 사람들조차도 특정 인종에게 무기를 들이 밀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죽이고, 다치고, 피하였다. ‘모든 사람들의 속에는 악마가 숨어있다’ 라는 말이 딱 들어맞듯 어제까지만 해도 정상적이었던 사람들은 갑자기 악마로 변하여 말로는 차마 표현 할 수 없는 끔직한 행동을 자행했는데…. 이 때 이 참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고, 살아남은 한 소녀가 있다. 또 이 소녀의 말을 들어준, 소녀의 마음을 열게 해 준 양엄마이자 작가가 있다. <천개의 언덕>은 허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한 소녀의 경험담, 평생 잊을 수 없어 매 순간 가지고 가야 하는 끔찍한 경험을 풀어 놓은 실화이다.
잔 다르크 우무비에는 르완다에서 상위 계층의 인종이였던 투치족이었다. 르완다에는 3가지의 인종이 함께 살고 있는데, 인원수가 가장 많은 후투족, 상위 계층을 차지하고 있는 투치족, 그리고 고작 1퍼센트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수민족 트와족.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일상을 서로 어울러져 살고 있으나, 사실 몇백년 간의 복잡한 내부 상황과 우위 민족의 변경에 따른 수탈과 착취에 의해 상대 민족에 대해 잠재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국가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마치 화산과도 같이 폭발하여 약 100여 일간의 끔찍한 악마의 향연을 유발하였다. 이 와중에 잔 다르크는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 동생이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듣고, 본인의 오빠가 살해를 당하는 것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이렇게 말로 해서는 책을 직접 읽었을 때 느끼는 참혹함을 이해시킬 수 가 없다. 작가 역시 직접 잔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고통을 글로 다 옮겨 적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 잔은 본인이 느꼈던 공포를 다 말하지를 못했을 것이다. 이 몇 단계를 거치면서 르완다 학살에 대한 경악은 조금은 완화 됨에도 불구하고 듣는 이는 항상 끔찍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야기가 바로 <천 개의 언덕>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