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제럴드 포크너였다. 왕눈이 아저씨, 엄마의 새 남자친구이다. 쉰이 넘었고 뚱뚱하다. 처음부터 왕눈이 아저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키티. 곧 그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끔찍하게 증오한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할 정도로. 엄마가 같은 방에 있지 않을 때는, 아저씨의 말에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것은 예사였고 아저씨 맥주잔에 말라붙은 이파리를 넣기도 했다. 학교 숙제였던 <내가 싫어하는 것들>에 왕눈이 아저씨를 쓴 뒤, 아저씨가 볼 수 있도록 소파 팔걸이에 두었을 때, 아저씨는 처음으로 화를 냈다. 아저씨가 자기 의견을 크게 말하고 잔소리를 하는 것, 엄마, 남동생 주드 그리고 고양이 플로스마저 아저씨를 좋아하는 게 너무 싫다.
이렇게 싫어하던 왕눈이 아저씨는 엄마와도 의견차이가 심했다. 키티는 도저히 엄마가 왜 왕눈이 아저씨 앞에서 고분고분한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반핵운동가인 키티와 엄마가 반핵운동에 참여했을 때 왕눈이 아저씨가 따라갔었을 때가 발단이었다. 그 전부터 왕눈이 아저씨는 반핵운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반핵운동에 참여한다. 그저 엄마와 키티가 좋다는 이유로.
엄마가 반핵운동으로 경찰서에 갔다. 왕눈이 아저씨는 도저히 아이들을 놔두고 한 이 행동을 책임감 없다고 생각한다. 왕눈이 아저씨는 키티와 주드를 돌봐준다. 키티는 조금씩 왕눈이 아저씨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너무도 다른 사람이기에 싫어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저씨는 결국 의견차이로 헤어진다.
이 이야기는 엄마와 왕눈이 아저씨가 다시 만나는 것으로 끈난다. 사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니 큰 영향 정도가 아니라 가족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그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키티가 맞닥뜨린 어려움은 나라도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몰입해서 왕눈이 아저씨를 골탕 먹일 때 통쾌하기도 했다. 마지막에 키티가 아저씨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키티가 대단하다고까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