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낯선 아저씨가 엄마와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한다. 동생의 숙제 도와주는 것도 미룰만큼 엄마는 이 낯선 아저씨에게 푹 빠졌다.그것도
징그럽게 생긴 눈을 가진 나이가 50이나 되는 아저씨다. 엄마의 사랑을 빼앗아간 사람,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을 빼앗아 간 사람이다. 게다가
동생과 고양이 플로스도 아저씨를 좋아하기에 키티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저항한다.
읽는 중간 중간 가슴이 먹먹했다. 키티가 괴로워 저항할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이들은 이런식으로 표현을 하는 구나. 엄마에게는
아저씨가 싫다고 직접적으로 얘기를 못한다. 이혼해 멀리 간 아빠에게 아저씨가 싫다고 전화해보지만 소용없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싫다고 말로는 표현을 못하는 것일까? 심지어 엄마에게 ‘아저씨가 마음에 든다’라고 말한뒤 괴로워하며, 엄마가 없는 곳에서만 다른 방법으로
아저씨를 괴롭힌다. 학교에서 내는 시,수필에 아저씨를 ‘늙은이’,’징그러운 왕눈이’등으로 묘사시켜 등장시킨다. 심지어 아저씨에게 그 글을
보여줘서 모욕감을 주기도 한다.
지금 가장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엄마에게 싫은 것을 싫다고 말 못하는 아이의 심정이 느껴져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춘기 소녀 키티가 왜 아저씨를 미워하는지 읽다보면 충분히 공감이 간다. 너무나 미워했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서서히 믿음직한 아저씨에게 마음을
연다. 심지어 이 분야 전문가가 되어 친구에게 조언도 해준다.
정말 마음 한켠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였다. 옆에서 지켜보는 또 다른 엄마인 나는 키티의 친구가 되어 키티의 엄마를 같이 미워했다. 그리고
같이 원망했다. 그러면서, 나도 키티 엄마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해 아이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나 반성도 해보게 되었다.
상을 받은 작품이라 그런지 내용 구성이 탄탄하고 흐름이 자연스럽다. 외국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번역 또한 자연스럽고,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단어에 대해서는 해설이 있어 읽기에 편안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처럼 영화로 만든다면 히트 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