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왕눈이 아저씨’는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작가 앤 파인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주된 이야기로 이혼 문제, 핵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나를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주제들이라, 자칫 잘못하면 두 소재 모두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거나,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나의 감탄사를 이끌어내는 작가답게 하나의 소재 안에서 다른 하나의 소재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같은 반 친구인 헬렌이 뛰어나감으로써 시작되는 이야기의 서두는, 헬렌을 위로하기 위해 파견된 키티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엄마와 새로 살게 되는 뚱뚱하고 머리는 벗겨지고 쉰이 넘은 아저씨. 키티는 이 아저씨를 증오할 정도로 싫어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살아온 생활방식도 이리저리 다르고 이에 대한 태클을 거는데 어찌 좋아할 수 있겠는가. 핵문제에 대한 가치관 역시 너무나도 다른 그들. 한 집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이유를 단박에 보여준다.
하지만 한 장씩 넘어갈수록 작가의 입담을 통하여 변해가는 키티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가치관을 똑같이 맞추지는 않더라도, 상대방의 가치관을 존중해주는 아저씨. 그리고 진실 된 마음으로 계속하여 대해주는 모습. 이를 통해 변해가는 키티의 심정은 이 작품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이혼 문제로 인한 가족 관계 속에서, 아이들의 성장 통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것저것 모든 것이 짜증나는 상황에 낯선 이의 침투. 하지만 이를 어떻게 겪어나가는지에 대함과 그에 따른 아이의 심리변화는 너무나도 잘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고 말이다. 이혼 가정에 있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책이 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