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기 전 따스한 털에 둘러 싸인 나무에 달린 겨울눈에 대한 기억이 유난히 생생하다. 변변한 그림책도 없이 컷던 초등학교 시절 어느 겨울 방학 때 탐구생활의 한 쪽에 있었던 나무의 겨울눈 그림이 무척 신기했었다. 그 겨울눈을 털이 감싸고 있는 것도 그림을 보고야 알았다. 그 기억이 이상하게도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신기한 느낌과 함께 생생하게 남아있다.
자연에 대한 마주보기는 직접 보고 냄새 맡고 만져보는 경험이 물론 가장 중요하겠지만 직접 볼 때는 보이지 않던 다른 면을 그림속에서 볼 수 있는 점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참나무는 참 좋다>는 우리 나라에 흔한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에 대한 그림책이다. 신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부, 떡갈나무, 상수리나무는 모두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이다. 각각 도토리와 이파리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이 책에서는 도토리가 열리는 가을부터 시작해서 도토리에서 싹이 나는 과정, 그 싹이 자라 나무가 되어 온갖 곤충과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과정, 수꽃과 암꽃이 피어 꽃가루가 날리는 모습 등 직접 보기 어려운 나무의 성장하는 과정을 따스한 느낌의 그림으로 나타냈다. 또한 책장을 펼치면 4쪽이 한 장이 되는 큰 그림을 2장이 삽입하여 커다란 나무의 모습을 상세하게 담아냈다.
이야기가 없어서 어쩌면 지루해질 수 있는 자연그림책을 친근하고 따스한 그림과 아기자기한 글밥으로 담아냈다.
이번 주말에는 떨어진 도토리도 줍고 나뭇잎도 보러 아이들과 참나무 보러 뒷산에라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