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곤충들과 함께 호박의 한살이를 지켜볼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시리즈 물들숲 그림책 2 | 최경숙 | 그림 이지현 | 기획 김나현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0월 15일 | 정가 12,000원

호박이 넝쿨째라는 책을 봤을때 즐겨보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주말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생각났어요.

47개월 아들은 그 드라마도 모르고 호박에 관해서 호박전이나 알까?워낙 입이 짧은 아들이라 호박죽 이런 것도 잘 안먹거든요.

책을 읽어주고 어땠어?하고 물어보니 재미있었어~하더라구요.

전 순간 놀랬어요.

이 책이 정말 재미 있었나?호박씨가 심어지고 떡잎이 나왔다가 호박손이 나오고 그리고 호박이 열렸다가 떨어졌다가 하다가 가을이 되서 호박이
누렇게 익어간다는 클라이맥스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그런 그림과 이야기였거든요.

울 아들이 재미있다고 한 이유 다시 한번 더 읽어주면서 알았어요.

호박과 함께 한 곤충들의 생생하고 세밀한 그림들이 재미 있다고 느끼게 했다는 사실이예요.

호박꽃안에 꿀을 먹으러 들어갔던 개미 호박꽃잎을 닫아서 호박꽃 안에 갖히기도 하고 나비들이 날아오고 가을에는 메뚜기도 보이구요.

그리고 계절변화를 뚜렷하게 느낄수 있게 하는 호박그림!하루 자고 나면 주먹만하게 커지고 또 하루 지나면 아기 얼굴만해진다는 글과 함께
호박이 익어가는 과정을 엿본다는 그 특별한 느낌에 재미가 있었어요.

호박이 넝쿨째는 정말 흔하디 흔한 호박이란 야채에 관해 아름다운 시선으로 한번 더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는 그런
그림책이랍니다.

호박꽃도 꽃이냐?하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호박꽃의 꿀을 따먹으러 오는 곤충들을 보니 꽃이 맞구나~하는 생각 그리고 호박이 영글기 위해 너무
작은 호박이나 벌레 먹은 호박은 스스로 떨어져나가는 장면을 보며 참 지혜로운 호박일세~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찌보면 지루하게 읽힐 수 있는 호박의 한살이가 참 푸근하게 읽혔어요.

그래서 비룡소에서 앞으로도 쭈욱 나오게 될 생태한살이 그림책들이 궁금해졌네요.

봄,여름,가을 계절변화에 따라 다른 느낌의 곤충들과 풀잎 색깔도 참 인상적이었구요.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말투의 글도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참 좋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