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장르이기에 ‘고타마’를 처음 받았을 땐 막막함 그 자체였다. 게다가 두 권이라니..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막막함을 느낀지 얼마나 되었을까. 점점 속도가 붙더니 금세 한 권을 읽게 되었다.
‘고타마’는 다양한 등장인물로 재미를 높여줌과 동시에, ‘퇴마록’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단숨에 읽히는 속도감까지 있다. 하지만 흠잡을 곳 없는 청소년 판타지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는 ‘자신을 믿어라’라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겁쟁이이고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하실에서 숨어있다 만나게 된 고타마. 죽음 앞에 있던 듀란 왕자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캐릭터였다. 고타마는 듀란 왕자에게
첫째,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힘만 원할 수 있다.
둘째,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아는 힘만 원할 수 있다.
셋째, 이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더욱 강한 힘만 원할 수 있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았을 때, 고타마는 힘을 빌려 주지 못하며, 상상의 힘은 구현되지 않는다.
라는 규칙을 통해 힘든 상황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리고 이 힘을 얻게 된 것은 듀란 자신이 이겨낼 수 있다는 ‘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에 대해 무기력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고타마라는 책은 나에게 듀란 왕자의 ‘고타마’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할 수 있다. 그저 재미로 읽는 여타의 판타지와 다른 점은, 나를 반성하고 돌아보며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