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을 쓴 작가님이 아이를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해서 무척 호감이 갔다. 아이를 위해 탄생한 판타지 고타마. 고타마가 무얼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무척 궁금했다.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마법이 존재하던 시절, 크롬대륙엔 동부 울프블러드 왕국, 서쪽 엘란 왕국, 중앙 나이엔 왕국 그리고 북쪽 콜드스틸 왕국이 동맹이며 연방으로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남쪽 우스갈타 왕국과 백 년 전 전쟁 이후로 전쟁 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이스트랜드의 울프블러드 왕국에는. 현명한 뒤보아 왕, 지혜로운 마고 왕비, 이스트랜드 최고의 영웅 올란 왕자 그리고 스스로 겁쟁이라 생각하는 14살 듀란 왕자가 백성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콜드스틸 왕국의 지배자 크롬웰이 동맹을 파기하고 마고 왕비의 친정인 나이엔 왕국을 점령하자 울프블러드 왕국이 지원을 나가고 왕궁에 듀란 왕자와 몇몇 신하들만 남는다. 그러나 흉흉한 소식에 백성들이 서서히 떠나가고 최고사령관 쿠르베 장군이 큰 부상을 당하고 엘란 왕국의 앤 공주와 들것에 실려온다. 남은 백성들과 왕궁 식구들은 쿠르베 장군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는다. 석상 같은 것이 사람들을 공격했다는 이야기에 다들 반신반의하는데 그랑 에땅쉬르 (대마법사) 플로베르의 설명 ‘컨쥬르 에땅셍’에 더욱 충격을 받는다. 콜드스틸의 크롬웰이 저주받은 금단의 비법인 어둠의 마법을 행한 것이다.
왕비만 알고 모두에게 숨긴 채 시녀로 지낸 자끌린이 본 모습을 드러내고 대마법사 플로베르, 듀란의 수호자 줄리앙, 거칠지만 뛰어난 기사 까미유와 얼굴은 순진하게 생겼지만 무척 용감한 스탕달은 듀란 왕자를 보호한다. 현명한 뒤보아 왕이 선택한 현명한 어릿광대는 위기가 닥치면 듀란왕자에게 보여주라는 왕의 봉서를 읽는데,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듀란에게 우스갈타 접경의 비밀 장소로 가서 왕국을 세운 초대 황제 울프블러드 대제의 비밀지하궁전에서 무술을 익혀 왕국을 재건하라고 한다. 사람들은 소식을 접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대체 희망이 있을까?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콜드스틸의 골렘이 쳐들어오고 듀란 왕자는 혼자 도망치다가 그렇게 겁을 내던 지하실에 숨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비석을 보는데 비문에 ‘위대한 힘을 얻고 싶은 자, 열 번 백 번 생각해 본 후에 이 상자를 열어라’라고 적혀있다. 자신의 용기 없음을 한탄하며 작은 생명체에게도 이름을 붙이는 정이 많은 소년 듀란은 우연히 열린 상자에서 나온 자신을 ‘고타마’라고 소개하는 조그마한 점 같은 빛을 만난다. 고타마는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상상할 수 있으면 이룰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겁쟁이로 죽기 싫다는 듀란은 고타마의 말에 용기를 얻고 골렘과의 대결을 승리로 이끈다. 고타마의 충고로 긴장을 풀고 숨 쉬듯이 말을 하자 말을 더듬던 버릇도 고쳐지고 듀란은 점차 왕자로서의 용기를 보여준다.
고타마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지켜야 한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힘,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아는 힘, 이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더욱 강한 힘만 원할 수 있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았을 때, 고타마는 힘을 빌려주지 못하며, 상상의 힘은 구현되지 않는다. 쉬운 듯 어려운 조건에 플로베르는 마법사로의 입문기를 들려주고 알 것 같다와 안다는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점, 언어의 불완전함, 옳은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고 실천해야 모든 변화의 기본이 되며, 책도 잘 읽고 실행해야지 겉모습만 읽으면 읽었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형처럼 못 될까 무서워서 숨고, 자신을 겁쟁이라 믿는 듀란에게 고타마는 바로 용기를 주는 게 아니라 ‘용기의 싹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도와준다. 크롬웰이 콜드스틸의 브란겔수스 대장을 통해 어떤 무기도 소용없는 망령들을 내보내고 강력한 우스갈타 장군 시칼리아가 나타나 듀란을 찾으며 왕궁을 부순다. 어떤 힘으로도 어떤 무기로도 막을 수 없는 그들의 강력한 힘에 모두들 지켜갈 무렵 듀란은 고타마의 힘을 빌리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옆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자신이 깨닫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데 듀란은 마법사 플로베르의 가르침과 왕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보고 고타마의 조언으로 점차 용기를 얻고 자신을 찾아간다. 그리고 크롬웰을 피하지 않고 그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콜드스틸로 가기로 결정한다!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 포터처럼 연약한 아이가 점차 용기를 내어 악과 싸우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상하지 않고 신선하다. 배경과 등장인물의 이름이 외쿡스럽지만 우리작가의 작품이라 더 친근감이 생긴다. 280페이지를 숨가쁘게 달리지만 긴장과 재미가 적절하게 섞여서 지루하지 않게 단숨에 읽게 된다. 듀란 일행과 콜드스틸로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