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을 쓴 작가님이 아이를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해서 무척 호감이 갔다. 아이를 위해 탄생한 판타지 고타마. 고타마가 무얼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무척 궁금했다.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크롬웰의 공격을 고타마와 협력으로 잘 극복한 듀란 일행은 크롬웰에게 혼동을 주기 위해 왕의 봉서대로 비밀장소로 출발하면서 동시에 콜드스틸로 향한다. 서로를 믿어주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신에게 저주받고 신을 대적하는 자들의 세계인 떼네브와 소통하여 어둠의 마법 켄쥬르 에땅셍의 힘을 빌려 마왕이 되어 버렸을지 모르는 크롬웰과 상대해야 하는 듀란왕자는 여전히 겁이 나지만 현명한 대마법사 플로베르의 조언을 깊이 새기고 자끌린, 까미유, 스탕달, 줄리앙과 함께 하며 엘란 왕국의 앤공주는 자신의 왕국에 숨어있는 콜드스틸의 용병들을 데려가 콜드스틸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듀란은 원정 길에서 플로베르에게 ‘자기 마음이 뭔지 정확히 알아야 남과도 조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가지 시각이 아닌 여러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생각하게 되고, 고타마의 실체를 보고 더욱 믿게 된다. 숲에서 만난 거인족과 대장 테트리아곤, 그가 알려주는 거대한 드래곤 크락수스의 실체를 듣고 고타마의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닌 포괄적인 ‘사랑’으로 대항하려 한다. 언어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무언가를 고타마의 힘을 빌려 테트리아곤과 협력을 하고 안전한 통로로 크롬웰의 궁전으로 향한다. 정말 너무나 거대한 드래곤 크락수스와 그가 내뿜는 드래곤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크롬웰의 멀쩡한 모습 속에 감춰진 무엇이든 흡수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악의 모습, 자신만을 사랑한 그의 모습에 듀란은 마지막 고타마의 힘인 ‘사랑’을 쓸 수가 없다,
‘스스로 이겨내려는 자’라고 자신을 설명한 고타마는 스스로 힘을 얻고 행할 때 시간, 노력, 현명함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뭐든 이루려는 노력,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졌지만 무한하지 않은 시간, 제대로 된 길을 찾아 노력과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강조하며 듀란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한다.
내 의지로 이루었던 것이 모두 네 의지로 변하는 때, 그때가 오면 너는 다시 나를 느낄 수 있고..
230페이지
‘이럴 수는 없어! 돌려줘! 모든 것을 돌려줘!’ 278페이지.
배신과 반전과 또 다른 반전에 정신 없지만 따스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빛 바랜 카드.. 작가의 후기가 Q&A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을 읽으면 궁금했던 점들을 작가님이 다 설명해주니 이 책이 더 의미 깊게 다가온다.
고타마의 정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했잖아요. 듀란이 그런 결론을 내렸다고 꼭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어요. (중략) 저는 독자들 스스로 선택하고 찾아내기를 바랐어요. 309페이지.
듀란이 고타마의 힘을 빌리고 플로베르의 조언을 받지만 결국 자신의 판단으로 크롬웰을 상대했듯이 이 책의 마무리를 독자들의 판단으로 맡긴다. 고타마, 내 마음에도 고타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