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기르면서 문득 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연습장에 깨알같이 단어를 채운 시간은 기억이 나지만 훨씬 전에 ㄱㄴㄷ을 어떻게 배웠는지 1234를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이 없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고민할 때가 있다. 글자판이나 숫자판으로 혹은 길을 걸으며 간판이나 자동차의 숫자판을 보면서 슬쩍 가르치다가 학습지나 유치원의 도움을 받아 가나다와 1부터 10까지 숫자를 배우지만 그 후가 문제다. 국어는 한글학습지를 하면서 두 아이 모두 잘 깨우쳤는데 큰아이가 수학을 힘들어해서 수포자가 안 되게 용기를 주면서도 작은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민이다. 부모2.0에서 나온 10의 짝꿍 수를 보여주는 계란 판, 가르기와 모으기 표를 문에 붙여놓고 돌아다니다 보면서 눈으로라도 익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다 슬쩍 물어보기도 하고. 수학을 재미나게 배울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어떤 걸 봐야 하나 망설이던 차에 지난 유아교육전에서 좋은 책을 데려왔다. 이름하여 ‘스토리수학’ 어려운 걸 재미난 그림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공부를 한다면 이건 정말 내가 바라던 바니까.
스토리수학 1 수의 기초 ‘봉봉 마녀는 10을 좋아해’
봉봉 성에 아이들을 괴롭히기 좋아하고 모든 물건들을 전부 10개씩 가진 10을 좋아하는 봉봉 마녀가 있다. 그녀는 왜 10을 좋아할까?
어느 날 심심하다며 심술 여우 굼피에게 애들 열 명만 데려오라며 요술 빗자루를 빌려주는데 빗자루 뒤에는 의자 열 개가 이어져있다. 굼피는 요술 빗자루를 타고 숲 속 마을 친구들에게 날아간다. 아이들을 의자에 태우면서 자연스럽게 10과 관련된 숫자를 알고 더하기 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4명을 태우고, ‘의자 열 개를 다 채워야 해. 여섯 개가 남았어’라는 굼피의 말을 읽으며 10개 중에 4개가 있으니 6개가 더 필요하구나 아이가 알게 해준다.
그렇게 4명을 태우고, 1명을 태우고 또 3명을 태우고 빈 의자가 몇개 남았는지 묻는다. 몇개 남았나요?
10명을 다 태운 후에 봉봉 성으로 데려가고 봉봉 마녀는 아이들을 괴롭힌다. 어떻게?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처럼 물어본다. ‘얘들아, 얘들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냐?’ ㅎㅎ 봉봉 마녀가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오자 엄마라고 말한 토끼는 괴물로 변해버리고 다른 친구들은 덜덜… 짜장면을 주면서도 물어보고 마음에 안 드는 대답이 나오자 짜장면이 뭔가로 변한다. 드디어 바라던 대답이 나오자 애들 모두에게 마녀 옷을 입혀주고 성을 구경시켜 준다.
봉봉 마녀는 10을 좋아한다. 빗자루도 10개 모자도 10개. 그리고 마녀 방을 보여주는데 모든 물건들이 모두 10개씩 있다. 옷장 안의 옷들과 장화, 요술봉, 장갑 등..
책 속의 봉봉 마녀 방이 ‘부록 스티커판’으로 붙어있는데 빈 곳이 있어서 스티커를 붙이면서 10을 맞춘다. 7살 둘째에겐 좀 쉬운 듯하지만 10을 확실하게 알게 해주고 10을 만들기 위해 어떤 수가 더 필요한지 생각하게 해주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으로 그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