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우선은 이름의 문제였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이름이 남잔지 여잔지도 구분이 안됐을 뿐더러, 누가 누군지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도 한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인물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읽게 되자 여러 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의 특성상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등장인물을 파악하고 나자, 오히려 여러 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도 좋게 느껴졌다. 자칫하면 정신없이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각각의 등장인물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나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모든 인물들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의 인칭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았던 점이 또 하나 있다. 나오미와 일리의 부분인데,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하나의 장면을 두고 두 아이의 관점을 보여주는 영화 ‘flip’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남자와 여자가 같이 커온 상황도 비슷하고 말이다. 하지만 플립이 정말 너무나도 풋풋한 사랑이야기라면, 이 책은 조금은 더 성숙된 사랑이야기라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선 다른 책과 차별화 된 몇 가지의 재미난 점들이 있었다. 문장 중간 중간에 나오는 여러 기호들인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방식이라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책에서 인물들의 사랑은 우리나라에 비해 굉장히 개방적임을 볼 수 있었다. 요즘 청소년들이 굉장히 성숙해지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것인지 미국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식의 유머나 글들이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고 조금 자극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록 나오미와 일리의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나도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