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숫자와 공식으로 수학을 배웠다. 사칙연산을 기본으로 하고 구구단은 복도에서 걸레질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외웠고 공식을 외워서 빈칸을 맞추는 수학에 익숙하다. 그래서 응용 수학이라고 부르는 서술 수학은 힘들었다. 미적분이니 함수는 이제 용어만 알지 완전히 까먹었다. 생각없이 봉봉 마녀와 만난 후에 왜 ‘스토리 수학’일까 했더니 숫자 수학이 아닌 좀더 실생활에 적용하기 쉬운 스토리 수학으로 교과서 내용이 바뀐다고 한다. 스토리 수학 시리즈 수학 1은 수의 기초 편, 수학 2는 기본 도형, 수학 3은 비교편인데 수의 기초 편은 10까지의 숫자를 자연스럽게 알게 하면서 더하기 빼기를 살짝 도와주고 (봉봄 마녀는 10을 좋아해) 수학 2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모양 편이고 (이딱딱 로봇의 네모이) 3은 비교 편인데 (도깨비 얼굴이 가장 커) 이것도 재미나겠다.
봉봉 마녀에 나오는 아이들이 나와서 친근한데, 글 작가는 다르지만 그림작가는 같은 윤 정주님이다.
스토리 수학 2 모양편
이딱딱 로봇의 자랑은 반짝반짝 네모 이다. 가지런한 이를 보여주기 위해 딱딱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입을 크게 해서 웃기도 한다. 그런 어느 날 앞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걷다가 그만 사과나무에 부딪친다!
창피한 이딱딱 로봇은 아픈 걸 꾹 참고 벌떡 일어나는데 친구들은 큰소리로 웃느라 정신 없다. 뭐야 난 아픈데..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이딱딱 로봇은 깜짝 놀란다. 가장 멋진 앞니가..
울고 있는 이딱딱 로봇을 찾아온 친구들은 (곰 두기, 원숭이 키키) 아프냐고 위로를 하자 이딱딱 로봇은 이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친구들은 아까 웃어서 미안하다며 같이 이를 찾자고 한다.
키키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두기는 빨간색 세모 우산을 펴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네모 이를 찾으러 간다.
“우리는 찾는다네 네모 네모 이! 동글동글 동그라미 안경 세모 세모 세모 우산 쓰고 네모 네모 이 꼭 찾을 거라네”
개구리 포코와 개구쟁이 게들이 동글동글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고 (동그라미 안경 쓴 키키 찾기) 사과 나무 밑에서 봉봉마녀와 친구들이 뾰족뾰족 세모 모자를 쓰고 생일 파티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고 (세모 우산을 쓴 두기 찾기) 나무 위 둥지 위에서 반짝이는 네모난 물건들 사이에서 드디어 ‘네모이’를 발견하고 동그란 안경과 세모 우산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서로 우기기도 한다. 생활 속 ‘모양’ 놀이에서는 주변 사물에서 세모 네모 동그라미 찾기, 기본 모양 따라 그리기, 기본 모양으로 음식 만들기, 모양 모으기를 소개한다. 애들과 놀면서 쉽게 모양 익히기를 할 수 있는 책이다. 내 기준으로는 오히려 10까지의 숫자를 알려주는 기초보다 더 쉽게 느껴진다.
봉봉 마녀와 이딱딱 로봇을 만난 둘째는 여러번 읽더니 이제 만족한다며 사촌동생에게 선물로 주자며 이번 이딱딱 로봇에 들어있는 스티커북은 떼지도 않았다. 생일 파티 하는 친구들의 모습 일부가 기본 도형의 빈칸으로 되어있는데 그 위에 같은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는 놀이다. 스티커를 좋아하는 녀석이 이렇게 양보도 하다니. 기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