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참 오묘하고도 신기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글이, 그것도 글짓기를 할 때만 저절로 술술 써지는 빨강 연필이라니… 꼭 저번에 읽은 < 황금 깃털 > 이 생각났다. 오빠가 그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썼는데, ‘황금 깃털 ‘ 의 ‘황금’ 은 인간의 욕망을, ‘ 깃털 ‘ 은 쉽게 손에서 날아가거나 산산히 부서져 버리는 허무한 꿈을 나타내는 거라고 썼었다. 또, 이런 말도 썼다. ‘자신의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그 욕망을 누가 뿌리칠 수 있을까? ‘ 빨강 연필도 그렇다. < 일기 감춘 날 > 처럼 남을 의식하느라 일기에 사실을 쓰지 못하는 아이가 저절로, 그것도 아주 훌륭하고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왜 뿌리치겠는가? 그러나 자신의 선택, 비록 자신의 선택이었지만 주인공 민호는 이 빨강 연필을 불에 태워 버리고 만다. 거짓말을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