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리어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2년 12월 24일 | 정가 13,500원

인피리어

– 뼈와 돌의 전쟁

피아더르 오 길린 지음

까멜레옹

 

아일랜드 작가 피아더르 오 길린의 『인피리어』. 일단, 책이 너무 두꺼워서, 그 분량에 한 번 기가 죽고, 전혀 생소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바람에 상황 자체를 이해하는데도 한참이 걸려 애를 먹었다.

야만인이자 말을 더듬는 바람에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말더듬이’라는 이름을 겨우 얻게 된, 주인공 스톱마우스와 진화된 인간 사회에서 날아온 글로브에서 뚝! 떨어진 인드라니가 만나 펼쳐지게 되는 SF 판타지 소설이다. 결국 마지막 부분은 다음 편을 예고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야만인 스톱마우스와 문명인 위원회 딸인 인드라니의 사랑을 담고 있다.

제목 ‘인피리어’는 우리말로 옮기면 ‘약자’를 뜻한다. 이 책 속에서 인간은 더이상 강자가 아니고, 식물이 제대로 없는 불모지 같은 세계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야만인으로 떨어진 인간들의 삶 속에서 각종 짐승들을 사냥하면서 생존을 위해서 짐승의 고기든 인간의 시체든 가리지 않고 그저 먹어야만 한다. 헤어비스트(털 짐승), 아머백(갑옷 등짝), 호퍼(깡충이), 디거(땅을 파는 짐승), 스켈리튼(해골), 플라이어(날아다니는 짐승), 슬라이머(끈적끈적한 짐승) 등등의 짐승들과 서로 경쟁하는 무지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생존을 위해 고기를 구해야 하고, 더이상 사냥을 할 수없는 사람들은 자원자로 나서서 남은 사람들에게 고기를 제공해야 한다. 그들은 고향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뼈와 돌의 전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본 트릴로지(Bone Trilogy)의 첫 번째 권으로 장대한 모험의 서막 격이 된다고 한다.

이런 전개가 다소 끔찍하고,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 책은 이런 설정을 내세우고 있다. “어제 어머니를 짐승에게 팔아넘겼다. 그리고 오늘은 내 아들을 먹었다.” 이 글귀가 이러한 참담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스톱마우스는 하늘같이 믿었던 형, 월브레이커에게 배신을 당하고 인드라니를 들춰업고 동족이 살고 있는 마을을 뛰쳐나와 용감한 동료 록페이스와 위험천만한 워터레인을 건너가기를 감행한다. 이는 인드라니를 글로브에 태워보내기 위한 행동이다. 인드라니와 스톱마우스 함께 건널 수 없는 신분의 강이 있지만, 후속작에서는 이를 뛰어넘는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해 본다. 더이상 모자란 말더듬이도 아니고, 더는 도둑놈 같은 디저터의 후손이라는 낙인도 필요없을테니까…

2013.1.8 . 흥미진진한 SF 판타지를 즐기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