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차이를 인정하는 법 배우기^^

시리즈 주니어 대학 2 | 김찬호 | 그림 이강훈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2월 14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아침독서 추천 도서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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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책을 내려놓기가 아쉽다. 모처럼 발동한 호기심으로 시간 가는 것도 잊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 ‘문화인류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지만 인류의 변천사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무엇보다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아들은 오지를 다니며 그곳에서 만나는 많은 것들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꿈을 가지고 있다. 자연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어요… 어디 쉽기만 할까? 말도 통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온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곳에서 적응하는 일은 때로는 목숨을 요구할 만큼 위험할 수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바람을 열렬히 응원하는 건 나와 다른 세계를 인식하는 그 순간이 곧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문화인류학>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문화를 비교함으로써 인간과 사회의 속성을 알아내는 학문을 말한다. 여러 문화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비교하고 ‘상관 관계’를 따져보기 위해 ‘필드웍’이라는 ‘현지 조사법’을 이용하는데 조사자가 직접 연구 집단이나 지역에 들어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 자료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몸소 느끼지 않는 이상 연관성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 조사를 통해 주민들과 동화되는 중에도 연구자의 시선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면 문명 세계에 살고 있다는 우월론에 빠지게 될 지도 모른다.

인간의 발달과정을 추적해온 과정을 따라가며 놀라움에 탄성이 나온다. 1300그램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뇌로 인해 직립이 가능해진 인간은 두 손을 이용해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 파베르’가 될 수 있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엄지 손가락의 위대한 기능도 놀랍지만 시행 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자기 반성은 집단을 형성하며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낸다. 그 중에서도 언어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문명을 발전시키는 커다란 힘으로 작용한다.

‘문화인류학 기행’이라는 꼭지가 마무리 되면 ‘문화인류학의 거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세계는 인간없이 시작되었고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레비스트로스’를 통해 문명에 의해 파괴된 자연과 문화의 두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미개 사회가 아닌 ‘소규모 무문자 사회’라는 말을 제안한 그는 모든 사회는 저마다 일관된 틀과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주장한다. 미개 사회와 미개인이라는 말 속에 숨은 폭력과 차별을 줄여가는 일 또한 문화인류학이 해결해 나갈 과제겠지만…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문화적 상대주의’를 인정하라!!


‘문화인류학’이 아마존의 밀림으로 들어가 그들과 생활하며 문화를 이해하는데 바탕을 두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정보를 이용해 첨단 산업과 연결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미국의 대표적인 IT 회사인 인텔이 100여명의 문화 인류학자를 고용하고 우리나라의 모 휴대폰 제조사가 이슬람권에 수출하는 기기에 나침반 기능을 더한 예를 보며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차이를 헤아리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주목한 비만의 원인을 살펴보며 문명 변화에 미처 적응하지 못해 영양분을 축적하는 몸을 안타까워 할밖에… ㅡㅡ;;;

오랜만에 맛있는 책을 뚝딱 해치운 기분이 굉장하다.^^;;

‘루스 베네딕트’의 <문화의 패턴>과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이 시간이 설레는 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호기심과 열망이 간절한 탓이다. 당분간 ‘주니어 대학’ 시리즈의 매력 속에 빠진채 아들과 함께 취해 있을 것 같은 예감은???

교양과 흥미로서의 독서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통해 생각과 습관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게 해준 값진 시간이었다. 다르지만 그 차이 속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는 게 진짜 공부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