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지구, 인간의 오늘을 말하다

시리즈 즐거운 지식 28 | 신 줌페이 | 옮김 이수경 | 감수 이덕환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2월 7일 | 정가 13,000원

예전부터 나는 하늘만 보면 경탄이 나왔다.

노을이 질 무렵의 하늘은 대여섯 살 밖에 안된
내가 입을 벌리고 볼 만큼 매혹적이었다.

귤색과 주황색을 섞은듯한 그 매력적인 색깔이 주는 느낌은 유혹에 가까웠다.

그리고는 정지 화면처럼 하늘을 잊고 살았다.

그후로 고등학교 때 우리집 옥상에 누워 하늘을 쳐다본 적이 있다.

그때도 참 오랜만에 하늘을 본다고 생각했다.

옥색과
파랑색을 섞은 듯한 말 그대로의 하늘색, 하얀 구름이 떠 있는 그 청명한 하늘을 보자니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누워 하늘 보고
날 보고, 다시 하늘을 보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또 일상에 묻혀 하늘을 기억에서 지우고 지냈다.

 

지금은
힘에 부쳐 접으셨지만 우리 이모는 서울 근교에서
목장을 하셨다.

 

이모네 집에 놀러가서 쳐다보는 하늘은 그간 서울에서 봤던 하늘과는 차원이
달랐다.

 

올려다 볼 것도 없었다.

 

까맣게 내려앉은 하늘은 윤기가 나듯 고왔다.

 

그 하늘에 주근깨처럼 박힌 별들은 별이 그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무지무지하게 많았다.

 

그렇게 하늘은 여러 색깔을 가진 신비한 공간이었고 바로 곁에 있었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치부되는
공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오랜 만에 하늘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
하늘은 감상적 공간으로서의 하늘이 아니라 천문학이나
물리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천체로서의 하늘이고 공간이었다.

우주를 다루는 책은
어릴 때 백과사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읽지 않았기
에 적잖이 부담이 되었다.

배우긴 했지만 스치고 지나갔던 내용들이라 안다고 말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고,

그런 내용들로 포진된 책을
읽는다는 건 글만 읽고 말 확률이 있었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 잡게 됐는데 생각보다 잘 읽혀졌다.

1장이 조금 어려웠지 다른 장들은 술술
읽혔다.

작가가 서문에서 말했던, 학생이나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평이하게 읽히도록  노력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구에 인류가 생기고 문명을
이루기까지의
 
137억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말이 쉬워 137억년이지 상상도 못할 시간이고 다 담을 수도 없는 시간의 궤적들이다.
 
그런
시간들을 저자
신 줌페이는 신중하게 선별하고, 촘촘히 담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우주의 기원과 생명의 탄생은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는
분야라고
한다.
 
그래서 부제를 ‘인류가 탄생하게된 12가지 우연’으로 삼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장은 우주 탄생의 비밀을 다룬다.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암흑에너지와 빅뱅,
 
우주를 지배하는 4가지 힘, 별의 탄생과 최후, 그리고 우주의 모습을 결정하는 자연상수에
 
이르기까지 난해한 내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개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지만 그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돼 있다.

 

2장은 우리가 속해 있는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보다
109배나 큰 태양과, 태양계의 행성들이 소개돼
있다.

태양에 대한 갖가지 설명과, 지구보다 지름이 11배나 크고 질량이 320배나 무거우며


자그마치 위성이
60개가 넘는다는 목성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태양과 유일하게 견줄 수 있는 행성으로서의 목성의 위용과

그 밖의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토성 및 얼음행성인 천왕성과 해왕성의 이야기

과학적으로 나열돼 있음에도 재미있기만 하다.

 

3장은 달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달이 지구를 돌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한다.

무엇보다 달이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말이 새롭다.

4장은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확인된
유일한 행성으로서의 지구가 소개된다.

지구의 적정한 크기와 이산화탄소의 조절 시스템, 지구 자기의
존재,
오존층의 탄생은

인간이 지구에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인류가 탄생되기 위해 지구에서 나타난 일들은 경이롭기만 하다.

 

5장은 물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를 물의 행성이라
부르는데, 실제 지표면에 존재하는 물의 비율은 지구
전체 질량중

0.02퍼센트에 불과하고, 강물은 지구 전체의 물 중 0.000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단다.

또한 물이 액체 기체
고체로
존재하는 것이 지구의 가장 큰 특징이라한다.

물이 생명체가 탄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신비롭고 신기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새롭게 아는 것 투성이다.

 

6장은 지구 생명체의 진화를 다루고 있다.

열수의 바다에서 생명이 태어났고,
그 생명체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또 생명체의 멸종은 왜 일어났는지를 다루고 있다.

특이할만한 사실은 멸종이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생물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멸종과 같은 비극이 있지 않았다면 인류가 탄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7장은 문명이 탄생하는데 기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말하고 있다.

인류의 진화와 더불어 직립보행과 언어 사용이 가져온 변화를 살펴보며 문명의 발생까지

소개하고 있다. 온난하고 안정된 기후가 인류의 문명을 이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새롭다.

 

8장은 앞으로의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요소는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언급하는데,

이 장에서 쇼킹했던 점은 우리가 지구를 지킨다는 말의 어쭙잖음이었다.

저자는 지구가 인류가 지켜줘야할 만큼 약한 존재가 아니라며 인간을 대신할 생물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의 놀라움은 천체를 말하며 오늘을 말했고, 물리학에서
시작해 윤리학으로 끝났다는 점이었다.

이뿐 아니라 그 많고 어렵고 중요한 내용을 선별해, 쉽게
말하기까지 저자가

얼마나 수고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 점이었다.

지식으로 접근하면 재미없어도 스토리로 접근하면 읽게 되는 책들이 있다.


책이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과학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학생들이나 어떤 이유에선지

과학에 흥미를 잃은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몰라도 사는데 지장 없겠지만 알면

지식의 균형을 잡아주니 말이다. 지식의 균형은 알게 모르게 삶에도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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