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너무나 익숙한 이름 ‘존 버닝햄’.
비룡소에서 그의 작품 <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999년에 출간되었고, 원제는 <Whadayamean>이다. 영어가 짧아서 뭔가 뒤적거렸더니 ‘뭐라고?’이다.
번역본 <뭐라고?>로 문진출판에서 한번 출간된 것 같다.
책을 고를때 서명에 의해 선택되는 경우를 본다면 <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가 좀 더 내용을 유추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작품 줄거리는 서명에서 느끼듯 지구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진행한 그림책이다.
존 버닝햄 특유의 상상력과 반전의 즐거움은 여타의 작품보다 덜한 것 같지만, 메시지의 전달력은 쉽고, 설득력 있다.
삼나무 아래에서 늦게까지 놀던 아이들은 하느님에게 이끌려 지구를 구경한다.
오염된 바닷물, 매연덩어리 공기, 숲은 아사 직전, 녹아버린 얼음에 펭귄과 북극곰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
하느님은 아이들에게 말씀하죠. “내가 시켰다고 말하고, 이제부터 다르게 살아라!” 전달하라는 말씀.
아이들은 돈에 눈먼 부자들을 만나서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각자의 종교에 빠져 떠들어대는 자들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총과 폭탄을 사들여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전혀 관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만난 어른들은 똑같이 아이들에게 “아니, 뭐라고? 너희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
아이들은 “하느님께서 전하라고 우리에게 시켰어요. 세상을 구하려면 여러분 모두 이제부터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요.’
그리고 어른들은 하느님을 대신한 아이들의 말을 따라 변화합니다.
환경을 정화시키고, 무기를 버리고, 세상에 대한 무관심을 관심으로 이완합니다. 살기좋은 세상이 됩니다.
아이들은 엄마에게 물어보죠. ” 이제 하느님에게 세상을 보여줘도 돼요?’
이 책 표지에는 이런 글이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어머니 아버지께”
버닝햄의 부모님들도 세상을 바꾸고 싶으셨나? 아마도 그 시절도 세상은 시끌했겠지?
어른의 입장에선 참 허무맹랑한 스토리지만, 아이들에게 쉬우면서 진지하게 지구의 문제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임은 분명하다.
하느님이 바쁘셔 엄마를 만드셨다는데, 어른들을 깨우치려 아이를 만드셨는지도 모르겠다.
존 버닝햄 속의 아이들은 어느 공간에서도 자유롭다. 억압되지 않은 의식적 자유는 세상의 공존이 무엇인지 활발발하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