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재밌게 읽었던 <하필이면 왕눈이 아저씨>의 작가이자,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원작자 이기도 한 앤 파인님의 작품입니다.

 

 

이 책은 내가 최근 가장 많이 읽은 비룡소 시리즈인 일공일삼 시리즈의 한 권으로, 시리즈가 지금 82권 < 생중계 고래싸움>까지

출간된걸로 알고 있는데, 9권인 <밀가루 아기 키우기>는 아마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 한듯합니다.

<밀가루 아기 키우기>는 카네기 상을 수상한 작품이군요. 다른 시리즈도 물론 그렇지만 이 일공일삼 시리즈에 유독, 뉴베리 상이나

카네기상, 황금도깨비상이라던가 도서관 협회 상을 수상한 작품이 많이 있네요. 무조건 상 받은 작품만 읽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작품성이 있으니까 수상을 하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더 아이랑 이 시리즈를 많이 읽게 되는거 같기도 합니다.

 

 

 

사이먼을 비롯한 4C, 카트라이트 선생님반 아이들은 (카트라이트 선생님 말에 따르자면) 뇌를 어딘가에 잠시 두고 온듯한,

최고의 꼴통 열 아홉명이 모인 모인반이라고 합니다.

학교는 지금 각 반별로 연구 발표회 준비로 바쁩니다.

4C반도 연구 발표를 준비해야 하는데, 다른 반들이 하는 멋진 발표도 있지만,

4C반은아동발달에 관한 연구로 ‘밀가루 아기 키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반 아이들과 카트라이트 선생님의 반발속에서, ㅎㅎ

밀가루 아기 키우기. 뭐.. 밀가루로 반죽한 인형을 관찰하는건가 했더니.. 말 그대로 밀가루,

밀가루 포대를 기간 동안 얼마나 잘 보살피느냐 하는 것 입니다.

 

 

사이먼도 처음엔 이 밀가루 아기 보살피는데 너무 싫었고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 라고 생각했지만,

교무실 밖에서 선생님들이 하는 말을 잘 못알아듣고, 연구가 끝나는 날 밀가루 대 폭발을 기대하며

밀가루 아기 돌보기에 열중입니다.

그런데, 아기를 돌보면서, 이상한 마음이 자꾸 생깁니다.

어릴 때 엄마와 아직 아기인 자신을 두고 훌쩍 떠나버린 아빠가 왜 떠나셨는지가 궁금한 한편,

아빠의 마음이 약간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또,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신은 아빠와 똑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 엄마는 그게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물어복 필요가 없었다. 아무튼 내가 아기였을 때 아빠가 나를 그렇게 안고 흔들흔들해 주곤 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어쩌면 아빠는 정말로 아빠 나름대로 나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237

 

엄마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사이먼은 가슴 깊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62

 

너무 빨리 인생을 옭매지도 않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의 인생을 되찾는 문제로 씁쓸한 결정을 해야 하는 일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어떤 아이가 진짜 아빠의 얼굴을 몰라서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 새파란 눈동자의 아빠에게 말을 걸며 날마다 윌버포스 가를 어슬렁거리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269

 

말도 안되는 반 아이들의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의 수행과정을 재밌게 읽으면서 조금씩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던 책입니다.

조금은 외롭고 아빠가 그립던 사이먼의 마음도 이해 할 수 있고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밀가루 아기 키우기 과제를 내주면 어떨지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선 책에 나오는 부모님지켜보거나 하는게 아니고, 먼저 나서서 하는 부모님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아주 잠깐 해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