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 여왕’ 을 읽고…
요즘 시셋말로 뜨는 드라마의 제목이 ‘선덕 여왕’이더군요…
마침 선덕 여왕을 읽고 있던 시원이는 졸린 눈을 비벼가며 엄마 곁에 누워 그 드라마를
눈 똥그랗게 뜨고 시청을 하다가 중반부쯤 지나면 어느새 코~~~오 자고 있다죠. ㅎㅎㅎ
무엇보다 ‘미실’이 넘 이쁘다며…
선덕 여왕 책에 나오는 선덕 여왕은 왜 이렇게 못생겼냐고^^;
(거참 녀석… 엄마 눈엔 은근 개구지게 생긴 말괄량이 여자 아이같은 선덕 여왕 그림에
정이 확 가구만… 별걸 다 트집이야… ㅎㅎㅎ)
* 책 제목 : 선덕 여왕 * 글 : 남찬숙 * 그림 : 한지선
* 출판사 : 비룡소
나에게 선덕 여왕은 모란꽃하면 떠올려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예전 학교 다닐 적 교과서에서 모란 옆에 벌과 나비가 없는 걸 보고
이 꽃엔 향기가 없다고 말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뇌리에 박혀
그림을 그림으로만 보질 않고 그 이면까지도 헤아릴 줄 아는 지혜(능력)이
대단하고 멋져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에도 바로 그 선덕 여왕이 덕만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을 때 일화가
몇가지 적혀있습니다…
여자는 왜 왕이 될 수 없는가? 모란엔 향기가 없다! 등등…
요즘 한창 모 방송드라마에 선덕 여왕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는데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기에 제대로 역사를 알지 못하면 엄청 헷갈릴 수
있을 거 같아 딸아이에게 먼저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인 이 책을 받아 들곤 그 첫 마디가
“엄마 왜 이렇게 선덕여왕은 못생겼어?” 였습니다…
그간 얼마나 여러 매체에서 여왕이나 공주님은 이쁘고 우아하게 그려놨었으면…
하는 씁슬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종이봉지공주에 나오는 노랑단발머리에 다소 거칠게 생긴 공주에 비유해
“사람은 어떻게 생겼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고
그걸 올바르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한거야… 이쁜 꽃은 보기엔 좋지만 시들면
얼마나 쪼글쪼글 이상하니… 하지만 그 꽃을 피워낸 뿌리며 줄기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있잖아… 겉보기에 이쁜 것보단 속마음이 이뻐야 그게 얼굴에 나타나
그 사람이 당당해보이고 멋져보이는거야…” 하며 다소 장황하게 엄마의 생각을
풀어냈습니다… (울 딸래미 이미 엄마 말 중간쯤부턴 듣는 둥 마는 둥 선덕여왕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했다는… ㅎㅎㅎ)
그렇게 한참을 읽고 나서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 맨 첨엔 재미없을 거 같고 좀 어렵기도 한데 선덕 여왕은 굉장히 멋진거 같아
어려운 나라랑 백성을 구할려고 했다네… 근데 죽어서 조금 안됐다…” 합니다…
통일 신라의 기반을 만들고 첨성대와 분황사, 황룡사 9층 목탑을 만들었던 여왕…
무엇보다 첨성대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딸아이는 선덕 여왕이 만들었다는 게 넘넘
신기하다며 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해 농사 지을 때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해줍니다… 그래서 엄마도 한 가지 알고 있는 걸 덧붙여줬네요…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고. ㅎㅎㅎ
골품제도와 화백회의 또한 부록에 설명이 되어 있어 진골,성골과 만장일치제에 대해
간략하게 엄마가 풀어서 알려주니 맨 첨엔 재미없을 거 같다던 딸아이가 새로운 걸
덤으로 알게되서 넘 뿌듯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읽다가 궁금했던 걸 물어봅니다…
고구려랑 백제는 어디에 있냐고…
그래서 우리 나라가 예전엔 3개국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또 다시
장황한 역사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었는데 그럴수록 엄마의 지식이 바닥을 들어내
조마조마했다죠. ㅎㅎㅎ
여자라서 안되는게 더 많았을 거 같은 옛날…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굶주린 백성을 보살피고 나라를 다스리는데 무엇이 먼저인가를
생각했던 깨어있던 여인 선덕여왕…
문득 요즘 현세에 이런 여장부가 다시 한번 더 나와 문화적 부흥과 서민을 위한 경제력 향상에
힘써주길 바란다면 넘 야무진 꿈일까요???
* 책 놀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자크기와 쪽수…
뒷 장에 부록이 있어 한 눈에 내용을 알아볼 수도 있어 엄마인 저 또한 우리 역사의 몰랐던
부분…(솔직히 학교 다닐 적 배웠지만 싸그리 까먹은 내용일 수도 있죠. ㅋㅋㅋ) 을 알게
되어 참 좋더군요…
걸핏하면 뭐든 지 마인드 맵으로 정리를 해볼려고 연습중인 엄마때문에 시원이도 나름
마인드 맵이 대충 뭔 지 감은 잡았지만 세세하게 하는 건 넘 어렵다며 엄마가 빈 칸을
만들어 주면 자기가 채워보겠다고 먼저 의견을 내더군요…
엄마는 걍 단순하게 선덕 여왕이 못생겼다고 하도 시원이가 투덜대기에 너라면 어떻게
생겼을거 같은 지 상상해서 그려보라고 할랬다가 급히 방향을 수정…
책 내용 살펴가며 공부하듯 마인드 맵을 서툴게 짜고 시원이는 뒤에서 지켜보다가
뭐 이것쯤이야 책 속에 답이 다 있다 하며 슬렁슬렁 적더군요…
그림책으론 맘껏 상상하며 놀고 이렇게 인물이야기 책으론 그 사람의 업적을 살펴보며
정리하다보니 롤모델로 삼고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간간히 시원이가 “엄마 우리나라가 고구려,백제,신라로 나눠져 있고 그 위에 당나라가
있고 그 위에 러시아가 있었던거 맞지…근데 러시아는 뭐라고 불렀어?” 할 땐 어찌나
당황스럽던 지… 이래서 공부는 평생 해야하는거라고들 하나 봅니다…
우와.. 맵이 넘넘 맘에 드네요.
아직 안읽었는데..저도 읽어줘야겟어요
저희딸도 요즘 선덕여왕팬인데^^
요책하나 선물 해줘야겠어요…
시원이가 여왕 왜이리 못생겼냐고 또래다운 질문을 했네요^^
엄마의 답변이 마음에 참 와닿으네요^^
좋은 글 잘읽고 많이 동감하고 갑니다^^*
야! 이대로 인쇄해서 저희집 아니들한테도 해줘야할듯 해요. 야무지게 앉아서 생각해 내는 시원이 참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