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 엠마 안젤라 리네트 이사벨 아이리스 말론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가족들이 부르고 싶은 여섯 개의 이름이 이어진 것이랍니다
그런데 아이가 처음 한 말은 긴 이름이 싫다는거였어요
그 뒤로 긴 이름 대신 로즈메리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처음엔 로즈메리도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이 마냥 행복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로즈메리는 외동딸 노릇을 그만두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심심하고 따분한데다 맘대로 빈둥거릴 틈도 없었으니까요
로즈메리는 형제가 있는 친구들이 부럽고 저녁 늦게 까지 함께 놀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을 볼 때면 자기만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엄마에게 동생을 낳아달라고도 합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로즈메리는 양말 한짝, 단추 한개, 바퀴 하나같은 외톨이 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어느날부턴 살아 있는 거북이, 고양이, 강아지, 돼지, 새까지 집으로 데려와 한 식구가 되었구요
로즈메리는 이제 이 동물친구들과 함께 난파선 놀이도 하고 쿠키도 먹고 말다툼도 하고 비밀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로즈메리는 여전히 외동딸이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함께 사는 친구들이 있어 더는 외롭지 않고 행복합니다
온 가족이 주는 관심과 사랑은 여전하지만 로즈메리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자기와 눈높이를 함께 하고 함께 놀아줄 수 있는 동생을 원하기도 하구요..
스스로 외로움을 달래줄 방법으로 외톨이들을 모으고 밖에서 다른 친구들을 데려와 함께 감정을 나누면서 행복해진다는 내용인데.. 문득 저도 어릴 때 언니가 있음 좋겠다 했던 기억이 났어요
외동은 아니지만 오빠들만 있어서 살뜰히 제 친구를 살피는 언니를 보면 마냥 부러웠거든요
그런데 규현이는 간혹 가다 동생이 없음 좋겠다고 하네요
싸울 때 싸우더라도 놀 때는 쿵짝짝 죽이 그렇게 잘 맞으면서 말에요
혼자인 경우나 둘인 경우나.. 양쪽 모두 ‘… 했으면 좋겠다!’하는 바램이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 해요
외동아이가 느끼는 외로움 그리고 그 외로움을 이겨낼 방법을 찾는 로즈메리의 모습이 로즈메리의 성격처럼 밝게 나타나 있어요
짝짜기 양말에 팔짱을 끼고 웃는 듯 찡그린 듯 서있는 로즈메리의 당찬 모습은 본문 안에서도 개성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규현이가 책을 읽고 나선 아가적 로즈메리를 그릴까, 동물과 노는 로즈메리를 그릴까 하더니 결국 표지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네요
덩달아 유주도 똑같이 표지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로즈메리의 물방울무늬 치마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얼마 전 뽁뽁이로 만든 꽃이 생각나 로즈메리 그림을 그리고 치마는 뽁뽁이를 활용해 보기로 했어요
둘이 양쪽으로 앉아 로즈메리의 얼굴을 그립니다
유주가 그린 머리를 보고 규현이가 웃기다 하니 유주는 실실 웃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로즈메리 팔은 날개처럼 넓기도 합니다
뽁뽁이로 치마 모양을 오려 붙이고 하나씩 색깔로 골라 정성스럽게 물방울 무늬를 살리더니.. 책하고 똑같게 빨간 줄무늬도 그립니다
얼굴을 크게 그릴거라더니 실제로 그려놓은 얼굴은 크지 않네요^^;;
팔짱 낀 모습을 그리려다 마음대로 안된다며 짜증을 부리더니 팔만 대신 그려달라 하더군요
팔을 그려주었더니 치마와 다리, 뾰족구두를 그려넣고 하나씩 색을 골라 물방울 무늬를 색칠합니다
그리곤 꽃장식으로 책처럼 로즈메리의 머리에 꽃을 달아줍니다
책 제목을 쓰고 ‘그림 박규현’이라 쓴다더니 그림이 멋지니까 ‘작품’도 쓰고 싶다 하네요ㅋㅋ
유주가 그린 로즈메리는 꽃을 두개 달고 귀걸이며 목걸이까지 한 멋쟁이이고
규현이가 그린 로즈메리는 뾰족구두를 신은 진짜 멋쟁이에요
규현이가 ‘작품’이라 한 그림을 보고 규현아빠는 “로즈메리가 아이가 아니고 할머니같아” 하고 웃으면서 살짝 이야기하더라구요 ㅋㅋ
같은 듯 완전 다른 느낌의 로즈메리들입니다^^
유주가 뜬금없이 뾰족구두는 어떻게 그리는거냐고 묻더라구요
신발모양으로 세모처럼 그리고 아래에 작은 네모를 그리면 된다 했더니 오전에 그림을 한 장 그려갖고 왔어요
옆에 책 제목까지 적어놓고는 로즈메리라고 하네요
호미처럼 생긴건 뾰족구두라 합니다^^
뾱뾱이 치마 넘 인상적인데요.
정말 귀여운 그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