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의 밤,
딸 금지가
“독후활동 하나 하고 싶어요~” 합니다.
마침 한글교실 어머님들과 함께 카드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던터라
딸내미의 제안에 번뜩이는 카드 만들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 금지에게 이 책속을 보고 산타 할아버지를 그려 달라고 한 다음 한글 교실 어머님들께 색칠하기를 해서 카드를 만들면 되겠구나~”
책표지를 보고도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서
이 장면 저 장면을 보면서
산타 할아버지를 그립니다.
처음엔 가장 인상 깊은 산타 할아버지를 한장만 그려주면
나머지 6장을 컬러 복사해서 쓸려고 했는데
금지는 그러면 안된다면서 각각 다른 산타 할아버지 7분을 그려주었어요.
책을 보면서
이생각 저생각을 해가면서
각각 다른 산타 할아버지를 그리고
모두 다른 멘트를 써주었어요.
할머니들께서 산타 할아버지를 알고나 계시는지,
<Merry Christmas!>라는 영어를 아시는지…
이런 저런 질문을 해가면서 열심히 산타 할아버지를 그려주었어요.
보통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눈높이가 아닌
70~80대의 할머니들께서 다시 색칠을 하셔야 하니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었을거예요.
그래서 처음 영어로 썼던 멘트들은 지워서 한글로 다시 쓰기도 했답니다.
또한 할머니들께 한장 한장 [산타 할아버지] 책속에서 어떤 장면인지 꼭 설명을 해야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어요.
정말 기특하지요?
물론 할머니들께서 따라 쓰실 수 있도록 글씨도 또박 또박 써야했답니다.
연필로 다 그린 다음에는 엄마의 부탁인
할머니들께서 쉽게 색칠을 하실 수 있도록
싸인펜으로 다시 그려달라는 것을 잊지 않고 밤늦게까지 저렇게 다시 색싸인펜으로 그려주기까지 했답니다.
아무래도 연필 그림은 희미하니까
할머니들께서 잘 못알아보실수도 있잖아요.
할머니들을 생각하고 정성이 들어가서인지
산타 할아버지가 더 멋져 보이네요.ㅎ
다음날
금지가 밤새 그린 산타 할아버지에
생각주머니 교실 어머님들께서 제가 말씀드린 설명에 따라
곱게 색깔을 칠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평생에 산타 할아버지를 다 그려보겄소이~” 하시면서
다들 멋지게, 쓱~쓱~
색칠을 하십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어떤색의 옷을 입으시는지 잘 모르고 계시는 분들도 계셔서
산타 할아버지의 원래 옷과 다르게 색칠하신 분도 계시고
수염인지 옷인지 구분을 잘 못하셔서 색깔은 책과 전혀 다르게 색칠된것들도 있지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어떤 화가의 그림 못지 않게 잘 그려진것 같습니다.
또한 금지가 써놓은 연필 글씨를 싸인펜으로 또박 또박 덮어 쓰기도 아주 잘 하셨어요.
100점 만점에 100점!
그 다음 수업시간
빨강 노랑 색지에 붙은 산타 할아버지 카드에 무엇인가를 덮어 쓰고 계십니다.
초등 3학년 딸내미 금지와 엄마의 독후활동으로 시작해서
70,80대 할머니들께서 생애 최초로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완성작입니다.
정말 의미있는 2010년 크리스마스를 보낸것 같아요.
우와.. 넘넘 멋져요..
와 정말 대단하세요..
정성이 넘 대단^^
이번에 다시 [산타 할아버지] 책을 아이들과 보면서 급! 질문이 하나 생겼어요~
옮긴이가 ‘박상희’님이시던데, 비룡소 출판사 사장님 맞으신가요?
동명이인은 아니시죠? 갑자기, 너무나 궁금해져서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