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일곱 살 기준이, 유치원 여름 방학을 맞아 방학 숙제 중 하나인 독후 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책놀이를 해 볼까? 아이에게 물어보았지요.
아이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비룡소의 <부자가 된 삼형제>를 가져오더라고요.
그러고는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찾기 시작했어요. 아주 아주 신 나는 놀이를 준비하듯 말이에요.
드디어 아이의 시선이 멈추었어요. 바로 이야기에 나오는 삼형제 중 맏이가 지팡이로 기둥을 힘껏 치는
바람에 도깨비들이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달아나는 그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아이는 유치원에서 해 보았다며 반가운 표정으로 설명을 시작했어요.
스케치북에 칠하고 싶은 색깔의 크레파스를 막~ 칠하고, 그 위에 검은색 크레파스로 또 칠하면
된다고 말이죠. 그리고 뾰족한 이쑤시개로 그림을 그리면 책 속의 그림처럼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아, 스크래치를 말하는거구나! 그럼 우리 한 번 해 볼까?” ^^
이렇게 우리의 신 나는 책놀이가 시작되었답니다..
우선 방학 과제물에 책 제목과 지은이 그리고 읽은 날짜 등을 적었어요. 사뭇 진지한 울 기준이..^^
정성껏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적었답니다.
자, 이젠 본격적으로 색칠하기 시작이에요.
그런데, 이 무슨??
“기준아, 지금 어디에 그리고 있는거니?”
장난기가 발동한 우리 아들, 책상에도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자, 자, 다시 스케치북으로 돌아왔어요.
그래, 그래야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네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콧등에 검은색 크레파스로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말이죠..ㅎㅎ
도깨비 얼굴에 난 수염이 우습다며 스케치북 대신 자신의 얼굴에 직접 책놀이를 해 버렸네요..
고 녀석 참…
그래도 즐거우면 된거죠? ^^
이렇게 완성된 검은 그림이에요.
자, 그럼 이제 그림을 그려 볼까요?
처음엔 샤프로 그렸는데, 잘 안된다며 유치원에서 했던 것처럼 이쑤시개로 하고 싶다네요.
하지만…아무리 찾아봐도 이쑤시개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면봉의 솜을 떼고 끝을 조금 꺾어 사용했지요.
얼굴에 검은 수염 마구 그리고 책상엔 검은 크레파스 가루가 잔뜩이네요..
그래도 마냥 즐거운 기준이랍니다.^^
생각보다 뚜렷하게 그려지진 않더라고요.
우리 기준이의 작품입니다. 도깨비들이 놀라 도망갈 만 한가요?^^
그럼 이제 방학 과제물에 붙이기만 하면 끝~
과제물 종이에 알맞은 크기로 자르고 있는 중이에요.
아, 이렇게 붙여놓고 보니 더 멋지네요..
기준이의 신나는 스크래치 놀이! 끝~~^^
책놀이 한 뒤에 기준이가 얼굴에 그린 도깨비 수염 지우느라 한참을 씻고 또 씻어야 했어요.
생각보다 잘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책상이며 바닥이며 떨어져있는 크레파스 가루들…
쓸고 닦느라 이 또한 한참을 고생해야 했답니다.
아, 그래도 즐거운 건 왜일까요?
정말 신 나요! ^______^
저도 이 활동 한번 해보려고 했었는데…
맞아요, 우리 아이도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넘넘 좋아한답니다.
꼭 한 번 해 보셔요…
아이도 엄마도 참 즐거운 놀이더라고요..^^
네~~정말 신 나게 놀았어요.
사실 오랜만에 허락(?)된 놀이였거든요..
책상에 그림 그리고 얼굴에 수염 그리고…
그냥 보고 있지 못하는 나쁜 엄마라서요..^^;;
앞으로는 자주 자주 해 봐야겠어요.
넘 재밌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