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순간부터 나중에 내 아이가 어떤 아이였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게 부모된 마음인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바른 아이의 전형이라 생각했던 것이 소공자, 소공녀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처음 임신했을 때, 엄마들은 이런 완벽한 아이를 꿈꿨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당연히 부모가 바르게 양육하면 아이들은 다 이렇게 자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두요.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더욱 더 이상적으로 다가오는 주인공이네요.
영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던 세드릭은 할아버지 백작을 이어야 하는 것때문에 영국으로 가게됩니다.
자신의 마음에 차지 않아 늘 냉랭히 대했던 두 아들과 백작의 지위를 물려주고 싶었던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
미국인과 결혼하고 죽자, 며느리와 손자와 의절하고 지내던 백작은 남은 두 아들이 죽자
자신의 뒤를 이을 손자 폰틀로이 경(세드릭)을 자신의 영지로 데리고 오지요.
하지만 늘 자신밖에 모르고 괴팍하기 이를 때 없던 백작에게도 폰틀로이의 순진한 마음과 사랑으로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라고 했던 어머니의 말대로 할아버지를 굉장히 다정하고,
완벽한 분으로 생각하는 폰틀로이. 그로 인해 백작은 변하기 시작하고,
폰틀로이 경의 순진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백작 안의 착한 마음을 이끌어 내기에 이르죠.
폰틀로이는 자신의 지위와 부를 가지고 뻐기거나 위에 군림하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그리 인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너무 이상적이어서 세상에 이런 아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아이의 모델이 있는 것만으로도 책에 나온 다른 사람들처럼 제 마음도 흐뭇해지고 희망을 가지게 되네요.
사실 주인공이 큰 위기를 만나 이를 극복한다거나,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를 이루지 않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소공녀보다 내용이 더 오래 기억되지는 않지만,
선한 마음을 품고, 이를 실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집에 있는 초등 대상 세계문학전집에는 ‘소공자’가 빠져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보고,
아이에게 다시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