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학창시절 읽었던 문학 고전 쥘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아이들 어릴적 아이들용으로 나온 것을 읽었던 기억도 있고, 이번엔 비룡소 클래식으로 완역본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어릴적 읽었던 것을 기억하더라구요. 이렇게 두껍게 나온 것은 처음이기에 아이도 처음엔 조금 힘들어하더니 그래도 모험소설이라 그런가 재밌게 읽더라구요.
이미 여러차례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해서 인지 내용은 참 친숙합니다.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한지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되고, 필리어스 포그는 80일만에 가능하다는 데 2만 파운드를 걸고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기 위해 바로 하인을 고용해 데리고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런던을 출발하여 수에즈 운하, 인도의 봄베이와 캘커타, 일본의 요코하마을 지나 미국을 횡단하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는 일정인데요. 과연 80일 만에 돌아올 수 있을지 무모한 도전이지 싶습니다.
아이는 기차시간 배시간 맞추며 힘들게 여행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합니다. 요즘에야 비행기 타고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자가용으로 가고 해서인지 기차타고 배타고 떠나는 여행을 아이는 동경하더라구요. 조금은 고생스럽고 힘들지만 그래도 여행은 이렇게 떠나야 진짜 재미는 있지 싶어요. 우리 어릴적만해도 배낭에 코펠, 버터 짊어지고 다니며 밥해먹고 버스 타고 차비없으면 걷기도 하고 했던 것이 추억이 더 많이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으니 열차 여행이 며칠 씩 걸리지 않지만 미국처럼 큰 나라는 열차타고 며칠씩 다니면 신날것 같기도 합니다.
각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도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일정이 빡빡하니 그런 것 까지는 무리가 있겠지요.
일상적인 모습의 포그와 여행을 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포그의 모습이 조금 다르기도 한데요. 아이들은 물론 저도 그런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모습을 배웠으면 싶더라구요.
여행을 하면서 물론 대자연과 싸우고 이겨내는 것도 멋지고 경이롭지만 여러 나라의 낯선 사람들, 그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와주는 장면에서는 그의 인간됨을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하인 파스파르투가 인디언에 잡혀갔을 때독 구해주고, 인도의 부인도 구해주고, 물론 돈이 있으니 가능하다지만 자신의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 잘 쓰는 지도 알려주는 듯 합니다.
지금의 세계 여러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역사나 문화를 배우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영국이 지배하던 시절이라 시대적 배경도 배울 수 있구요. 내기에는 지게 되지만 80일 동안 동쪽으로 여행한 덕분에 하루를 벌어서 결과적으로는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성공하게 됩니다. 냉철하지만 따스한 포그씨의 여행기는 우리 아이들에게나 어른들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이게 바로 고전의 힘이지 싶습니다.
힘들고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얻게 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