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303/h20130307183146111780.htm’)
각 분야의 전문가가 전공 학문을 소개하는 청소년 인문 교양서 <주니어대학>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남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를 통해서였다.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여러 학문들의 흥미로운 진면모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그런 탓에 이 시리즈의 신간 소식에 늘 관심을 두게 되는데, 이번에 읽어보게 된 작품은 건축학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로빈슨 크루소가 건축가라고?>>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작품이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통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원빈, 고소영의 건물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제 건축이 단순히 자는 곳, 일을 하는 곳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예술을 창조하는 하나의 분야가 되어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이렇듯 건축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 사회에서 건축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총 3부로 나누어 건축학에 대한 궁금증을 담아내고 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건축은 왜 중요한가? 건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어떻게 진화되어 왔을까? 건축을 전공하면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들에 답하려는 시도로 쓰였습니다. (본문 6,7p)
이 책은,
1부 예술과 공학과 인문학이 결합된 통 큰 학문, 건축을 통해 건축의 역사, 구조, 건축과 환경, 미래 도시에 다룸으로써 건축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2부 스페인의 건축 천재 가우디, 현대 건축의 길을 연 르코르뷔지에, 콘크리트의 마술사 안도 다다오 등 위대한 건축가와의 만남을 통해 건축을 알고 싶은 청소년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3부 건축학, 뭐가 궁금한가요?에서는 Q&A 형식으로 청소년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
건축가 렌초 피아노는 건축가는 과거에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로빈슨 크루소라고 했다. 이 의미는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28년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안락한 집을 만들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집을 지을 부지를 살피고, 그곳의 기후와 지형적 특성을 파악하여 살기에 적합한 건물을 완성해 내는 일이 건축가의 임무이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건축은 무엇일까? 건축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사회 활동을 원할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며, 단순히 집 짓는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질서와 공동체의 행복을 구현하는 토대(본문 17p)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문학가 괴테는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 건축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품으로서의 감동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건축학은 예술일까? 공학일까? 인문학일까? 건축의 형태와 공간에 관한 아이디어는 건축가의 머리와 손끝에서 나오지만 구조 기술자와 시공 기술자가 지닌 공학적인 지식이 합쳐질 때 완성품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야 하고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기에 건축은 예술과 공학과 인문학이 결합된 통 큰 학문(본문 26,27p)이라 할 수 있으리라.
아울러 파르테논 신전, 판테온 신전, 노트르담 대성당 등 수많은 건축물에는 인류의 역사가 숨어있음을 비추어볼 때, 건축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건축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나 ‘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있듯이 보존하고 가꾸는 일로 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추세라고 한다.
2부에서는 카사 밀라의 옥상,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랑엔 미술관, 스미요시 주택 등 위대한 건축가들이 남긴 건축물을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는데, 우수한 건축물을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공간을 경험해 보는 것이야말로 좋은 건축가가 될 수 있을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이런 경험이 우리 사회의 질서와 공동체의 행복을 구현하는 토대가 되는 건축을 이해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건축학은 인간과 역사와 오랜시간 함께 해왔으며, 앞으로도 인류와 함께할 학문이다.
<<로빈슨 크루소가 건축가라고?>>를 통해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건축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는데, 건축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주택, 내 주변의 건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불어 건축학에 관심이 갖고 있던 청소년들에게는 건축가로서의 길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수 있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없는 알찬 내용들로 가득했다.
<주니어 대학>시리즈는 전문가들을 통해 미리 전공 학문에 대해 보여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이끈다. 전공 학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신의 적성을 찾고, 진정 배우고자 하는 학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 학문에 대한 이야기가 결코 난해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서술한 구성한 이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로빈슨 크루소가 건축가라고?’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