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건축
– 로빈슨 크루소가 건축가라고?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 로빈슨 크루소?
그렇구나. 집을 만들었다는 것이 무인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 기본이었구나.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집 문제를 해결한 다음 환경에 적응해 개척해 나갔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로빈슨 크루소 뿐만 아니라, 인류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바로 집을 짓고 정착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다.
사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건축 설계 회사에서 5년을 근무했고, 건설회사에서 6년을 근무해 봐서 건축의 기본 정도는 안다. 그리고 역사 공부를 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역사탐험도 다니면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물에 관해 꽤나 많은 곳을 둘러봐서 조금은 볼 줄 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직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사실 종류도 많이 알지 못하거니와 더 세부적으로 잘 알기는 힘들다. 대부분이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업이거나 그 반경에 속한 직업군에 대하여는 많이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업군에 대해서는 정말 뜬 구름 잡는 격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비룡소에서 기획하고 있는 주니어 대학 시리즈는 다양한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빈슨 크루소가 건축가라고?>라는 책 제목부터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고, 이야기 진행 자체도 지루하지 않고 뒷이야기가 궁금해 빨리 읽고 싶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핵심 주제를 꼭꼭 집어서 재미있게 풀어 쓴 것이 이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 중간 중간 들어 있는 사진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특히 홍승우 작가님의 삽화는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직업에 관해 알아보고 싶거나, 건축 쪽으로 진로는 정한 청소년이 있다면 입문서로서 딱 제격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리즈가 계속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 汀彬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