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족은 하나의 공동체>
책의 표지부터 유쾌하게 보이길래 결말이 흐뭇할거라는 예상을 가지고 대하게 된 책이다. 특히나 오채 작가의 전작을 읽고 특이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더욱 반가운 새작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주인공 준이. 그러고보니 울 둘째 아들과 똑같은 나이이다. 우리집도 아빠와 아들이 함께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지만 준이네 가족은 훨씬 더한가 보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가 험악하고 그 사이에 엄마가 둘의 말을 전하는 역할까지 해야하니 말이다. 엄마의 생일날 이 둘에게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다. 엄마의 휴가를 위해 둘은 3박4일 무인도 캠프에 참여를 해야하니 말이다.
책의 주 내용은 서먹서먹하기만 한 아들과 아빠가 무인도에서 캠프를 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빠와 아들의 역할을 하나씩 찾아간다는 것이다.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밖에서 열심히 일하던 아빠가 어느 순간 돈에만 너무 집착해서 휴가고 뭐고 다 반납하고 오로지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그로 인해 가족에게는 짜증만 늘어갔다는 것을 아빠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아빠를 너무 무서워하고 싫어하기만 하던 준이 역시 아빠가 아들을 엄마를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게 된다.
이들이 함께 미션을 수행하고 먹거리와 잠자리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지어진다. 요즘 한참 인기있는 모 방송의 아들과 아빠가 함께 여행을 가는 이야기와 오버랩되기도 한다. 엄마와 아이들은 늘 붙어있지만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건 쉽지 않다. 그것도 엄마 없이. 엄마가 없이 둘이 함께 있을 때는 또 다른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고 그러면서 돈독한 둘 만의 애정이 생기게 되는 거 같다.
마지막 무인도에서 나올 때 엄마와 함께 셋이 균형을 잡아가면서 뗏목을 타고 나오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아빠, 엄마, 자녀의 역할이 다 있고 때로는 자신만 따로인 듯할 때도 갈등을 겪을 때도 있지만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중심을 잡아야 가족의 삶이 잘 유지되는 것 같다. 유쾌한 준이 가족의 무인도 체험기 정말 멋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