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그것도 극복했을 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그때…
사람을 살면서 이런 가정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너무나 안타까운 때의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 아쉬움이 극에 달했을 때, 그리고 너무도 많은 후회의 물결이 밀려올 때…그때 우리는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약…이라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눈을 뜨면 우리가 발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현실 속에 내딪은 발을 보면서 만약이라는 망상 대신 내가 지금 할 일이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그렇게 살게 되는 것 같다.
전혀 원하지 않은 삶의 고통속에 내던져진 한 소녀가 있다. 고작 15살인 소녀에게는 이미 고통의 순간이 있었다.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엄마와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부모는 이혼을 했고 그리고 엄마와 단 둘이 살게 된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제나에게 엄마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내편인 사람이고 아빠는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런 제나에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이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순전히 자신의 잘못이라고 마음 속으로 굳게 믿고 있던 그 사건 이후로 엄마는 결국 죽음을 맞게 되고 간신이 목숨을 건진 제나는 현실이 아닌 파란세계에서 살고 싶어진다. 모든 것이 몽롱하고 꿈인 듯한 그곳에서는 모든 아픔도 슬픔도 없을 것같기에 말이다.
갑작스레 엄마를 잃고 진통제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던 15살 소녀 제나에게 삶의 희망은 무엇이었을까? 주위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 유일한 제편이던 엄마의 부재,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 동정하듯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모든것이 제나로 하여금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고 싶게끔 만들었다.
청소년기에 방황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어도 통과의례처럼 지나가야 하는 것인데 제나에게는 그것이 배가 된 듯하다. 그런 방황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독자들로 견뎌내야 하는 부분이다.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이 소녀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성숙해지길 바라는 간절함 때문에 고통의 시간을 함께 하는 거 같다.
나는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그러나 제목에 너무나 뻔한 것을 담아내는 듯해서 식상함도 없지 않다. 그런식상함을 안고서라고 이러한 성장 소설을 접하게 되는 것은 너와 내가 이미 지났더라도 내 아이가 겪게 될, 인생에서 누구나 겪게 될 그 시간들, 원치않는 고통의 순간을 견디고 성장하는 삶을 원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 속의 소녀는 그냥 이쁜 소녀지만 , 책을 읽은 후에는 파란나라가 아닌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었을 제나가 바람을 맞으며 그 짧은 순간도 고마움을 느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상처, 그것은 결국 극복했을 때에야 비로서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